[풍경소리]음악은 희망을 싣고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음악은 희망을 싣고

안성혁 작곡가

  • 승인 2020-08-03 14:51
  • 신문게재 2020-08-04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안성혁 작곡가
안성혁 작곡가
사람은 희망이 있는 한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다. 그래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열매를 얻는다 하여 '고진감래'라 하였고 성경에서는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고 했다. 어떤 한 순간을 참고 견디므로 우리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또 일에 집중하다보니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고 오히려 좋은 결말을 내는 경우도 있다. 요즘 같이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힘이 되는 이야기다. 이런 예는 역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 예를 수학사와 음악사에서의 살펴보기로 한다.

프리드리히 볼프스켈(Paul Friedrich Wolfskehl, 1856-1906)은 독일의 수학자이며 성공한 사업가다. 그는 실연을 겪고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죽기 전까지 자신의 남은 일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이제 자정이 되면 권총 자살을 할 것이다. 자정까지 기다리며 그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증명을 살펴보게 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X.Y.Z가 양의 정수이고, n≥3일 때 xn+yn=zn을 만족하는 정수해는 X.Y.Z는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1637년 페르마는 디오판토스의 저서 '산술(Arithmetica)' 여백에 "나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이를 증명했다. 그러나 책의 여백이 충분하지 않아 생략한다"라고 적었다. 이후 이를 다시 증명 하는 것은 수학사의 최대 난제 중 하나가 되었다.

볼프스켈은 누군가 작성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증명을 읽던 중 오류를 발견한다. 오류를 해결하고 계속 증명에 매달렸지만 결국 실패 했다. 그동안 자살 예정시간을 넘겼고 그는 자살을 접고 새 삶을 시작한다. 수학 문제 하나가 생명을 구한 샘이다. 그리고 그는 이 정리를 증명하는 사람에게 약 20억 원의 상금을 주는 상을 만들었다. 이른바 "볼프스켈 상"이다. 수학문제가 삶을 바꾼 이야기였다.



2차 대전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Wladyslaw Szpilman 1911~1988)은 라디오 방송국에서 쇼팽을 연주하다 폭격을 당한다. 그는 게토에 끌려가 생활하다 가족을 잃고 나치를 피해 다니다 독일 장교 빌헬름 호젠펠트(Wilhelm Hosenfeld, 1895-1952)에 잡힌다. 그가 피아니스트란 것을 알게 된 독일 장교는 그에게 피아노를 연주하게 한다. 그는 쇼팽의 녹턴 20번을 연주한다. 마지막이 될 수 도 있을 연주다, 그는 모든 걸 다해 연주 하였다. 그의 연주에 감동을 받은 호젠펠트는 그를 숨겨 주며 돕는다. 그는 스필만 뿐만 아니라 유대인과 폴란드인들을 나치로부터 보호 한 의인이었다. 독일이 패망하고 호젠펠트는 안타깝게 소련 수용소에 죽지만 2006년 폴란드 정부는 두 번째 높은 훈장 "폴로니아 레스티투아" 매달을 추서하였고, 유대인들이 설립한 야드 바솀은 2008년 "열방의 의인(Righteous Among The Nations)"에 등재하였다. 호젠펠트 장교도 피아니스트 스필만도 음악으로 서로 교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음악엔 평화를 가져오게 하는 힘이 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Youtube에 스필만을 검색하면 그가 직접 연주한 쇼팽의 녹턴 20번을 들을 수 있다.

요즘 코로나 19에 의한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 전체가 어려움에 처했다. 다행히 치사율이 높지 않지만 그러나 전염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모두가 조심하고 있다. 이럴 때 음악은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내릴 희망의 씨앗이 되리라 믿는다. 그렇다 음악은 희망이다. 필자는 자주 여러분들께 클래식 연주자들의 연주회 현장 방문을 권하고 있다. 연주회장에선 연주자와 청중은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코로나 19의 어려움을 같이 격고 있는 음악가들의 음악이다. 그들은 음악으로 청중과 만나기 위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듣는 그들의 연주는 분명히 우리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줄 것이다. 그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를 권한다. 음악이 여러분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을 믿기에…….

안성혁 작곡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역 유흥가 '아가씨 간판' 배후 있나? 업소마다 '천편일률'
  2.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3.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어디서든 걸을 수 있는 환경 만들겠다"
  4. 728조 예산전쟁 돌입…충청 與野 대표 역할론 촉각
  5.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자연과 함께 일상 속 피로 내려놓길"
  1.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가을 도심 산행의 매력 흠뻑
  2. [오늘과내일] 대전시의회, 거수기 비판을 넘어설 마지막 기회
  3.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구봉산에 물든 가을, 함께 걷는 행복"
  4. [월요논단]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이 대전을 바꾼다.
  5.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건강은 걷기부터, 좋은 추억 쌓기를"

헤드라인 뉴스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 선정될까… 국토부 종합계획 반영 목표 사활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 선정될까… 국토부 종합계획 반영 목표 사활

국토교통부가 2월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를 지정한 데 이어 12월 추가 지하화 노선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대전역 철도입체화 사업이 추가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국토부 선도지구에 대전이 준비한 두 사업 중 대전 조차장 철도입체화 사업(약 38만㎡)만 선정됐지만, 이번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철도 지하화 대선 공약과 해당 지역 개발 여건 강화 등으로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12만㎡)이 반영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월 '철도 지하화 및 통합개발 특별법'을 제정한..

[꿀잼대전 힐링캠프 2차] 캠핑의 열정과 핼러윈의 즐거움이 만나다
[꿀잼대전 힐링캠프 2차] 캠핑의 열정과 핼러윈의 즐거움이 만나다

늦가을 찬바람이 부는 11월의 첫날 쌀쌀한 날씨 속에도 캠핑을 향한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중부권 대표 캠핑 축제 '2025 꿀잼대전 힐링캠프'가 캠핑 가족들의 호응을 받으며 진행됐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꿀잼대전 힐링캠프는 대전시와 중도일보가 공동 주최·주관한 이벤트로 1~2일 양일간 대전 동구 상소오토캠핑장에서 열렸다. 이번 캠핑 역시 전국의 수많은 캠핑 가족들이 참여하면서 참가신청 1시간 만에 마감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행운을 잡은 40팀 250여 명의 가족들은 대전지역 관광명소와 전통시장을 돌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 4일 `2026년 728조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이재명 대통령, 4일 '2026년 728조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를 찾아 2026년 정부 예산안 편성 방향을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 예산안 심사 개시에 맞춰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예산안 편성의 당위성 등을 설명한 후 국회의 원활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8월 29일 전년도(673조 원) 대비 8.1%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도 슈퍼 예산안 편성 결과를 발표했다. 총지출 증가율(8.1%)은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경제 성장을 위한 인공지능(AI)과 연구·개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예방접종 서두르세요’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예방접종 서두르세요’

  •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