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고분양가 부추긴 '깜깜이 심사'

  • 정치/행정
  • 세종

세종시 고분양가 부추긴 '깜깜이 심사'

분양가 심사 회의록 공개 입주민만 할 수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
고분양가 잡기에는 역부족... 결국 피해는 실수요자 몫

  • 승인 2021-01-21 16:41
  • 수정 2021-05-11 16:27
  • 신문게재 2021-01-22 6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597245_238436_272
세종시 6-3생활권 주상복합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깜깜이 분양가 심사'가 역대 최고치 분양가 선정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19년 6월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심사위원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 임직원이 '분양가 셀프 심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개선안을 내놨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심사위원과 회의 공개가 바람직하다"고 밝혔고, 국토부는 이후 근거 법령을 마련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경우 가격을 실제 결정하는 권한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10명 안팎으로 구성하는 분양가 심사위원회가 맡는다. 이들의 결정에 따라 입주민 1명당 수억 원의 재산권이 좌우된다. 정부는 분양가 심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논란을 없애기 위해 심사위 명단과 회의록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분양가심사 과정에서 생길 논란을 없애기 위해 마련된 장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의 대상이 된 6-3생활권 H2·H3블록 '리첸시아 파밀리에'의 경우 세종시는 분양가 심사위원회 명단은 공개했지만, '안건 심의 회의록'은 비공개 방침을 내세웠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 시행령 69조를 보면 분양가 안건 심의 회의록의 경우 입주자를 선정한 날 이후에 공개 요청이 있는 경우 열람의 방법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됐다"면서 "일반인들에게 회의록 자료를 사전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입주자만이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 회의록을 열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개 요청 시점을 입주자 선정 이후로 정해 시차를 지나치게 길게 둔 것 아니냐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물건을 사기 전에 어떻게 가격이 형성됐는지가 중요하지, 산 다음에 알면 무슨 소용이 있냐"면서 "아파트 분양이 끝났는데 회의록을 뒤늦게 공개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더욱이 회의록에 기재될 내용의 세부 사항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부실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몇 기관에서 공개된 회의록에도 분양가 산정 과정이 모호하게 표현된 경우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누구나 지자체가 심사한 분양가 심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편, 세종시는 지난 19일 6-3생활권 '리첸시아 파밀리에'의 분양가 심사를 해 분양가격 상한금액이 H2블록은 1281만 원, H3블록은 1309만 원으로 각각 결정했다. 세종시 공동주택 시장의 평균 분양가격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3㎡당 1000만~1100만 원선을 유지하다 이번 '리첸시아 파밀리에'를 통해 1300만 원대로 급등했다.
세종=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2. 대전충남통합市 명칭논란 재점화…"지역 정체·상징성 부족"
  3.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1. 이재석 신임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부임
  2.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3.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서울·수도권 상승 유지 및 지방 상승 전환"
  4. 대전세종범죄피해자지원센터, 김치와 쇠고기, 떡 나눔 봉사 실시
  5.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둔곡초중, 좋은 관계와 습관을 실천하는 인재 육성

헤드라인 뉴스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만났다. 양 시도지사는 회동 목적에 대해 최근 순수하게 마련한 대전·충남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순수한 취지가 유지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장 이슈가 된 대전·충남광역시장 출마에 대해선 김 지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출마 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은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충남도청을 방문, 김태흠 지사를 접견했다. 이 시장은 "김태흠..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해 "충남 대전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이미 진행되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못지 않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통령실에서 대전 충남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 차원에서 속도전을 다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