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청년구단 잇단 폐업에 ‘몰락’ 위기... 전통시장 활성화 희망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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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청년구단 잇단 폐업에 ‘몰락’ 위기... 전통시장 활성화 희망 꺾이나

13곳 중 4개 점포만 남아, 입지여건 문제 등 ‘돈 먹는 하마’ 전락
인근 상인들 “시장 활성화 기대했는데... 썩은 동아줄 잡은 심정“
지자체 “입지는 상인회 요청으로 지정된 사항, 다양한 지원 펼쳐"

  • 승인 2021-02-21 12:00
  • 신문게재 2021-02-22 2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청년구단-1
대전중앙시장 메가프라자 3층 청년구단 내부. 매장을 들어서는 순간 적막감과 싸늘함이 가득했다.
대전중앙시장 '청년구단'이 폐업을 거듭하면서 몰락할 위기에 놓였다.

청년창업 지원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꺼져가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정부의 두 마리 토끼 전략이 유명무실해지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이다.



중앙시장 내 중앙메가프라자에 위치한 청년구단은 지난 2017년 13개 점포로 개점했으나 현재 10개 점포로 줄었다.

그마저도 영업하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청년구단-2
대전청년구단 내 연어덮밥집 옆 매장은 점포가 비어있는 상태다.
19일 오전 11시께 기자가 찾은 청년 구단은 평소 때라면 점심 영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해야 하지만, 냉기와 썰렁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100평 남짓한 공간에 점심 장사를 준비하는 점포는 돈가스, 파스타, 연어 덮밥 등 단 4곳뿐이었다. 영업을 중단한 점포들은 남아있는 청년창업자들의 창고 신세가 된 지 오래된 듯 보였다.

'대전청년구단'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몰 조성사업으로 탄생했다. 1차 지원은 2016년 8월부터 12월까지 총 15억을 들여(국비 7억5000만 원·대전시 5억 원·자치구 1억 원·청년 자부담 1억5000만 원) 진행했으며, 2차 활성화 사업은 2018년 9월부터 이듬해인 2019년 10월까지 국비 1억5천만 원에 시·자치구에서 각 7500만 원을 들여 대전경제통상진흥원에서 추진했다.

청년구단-3
매출부진으로 영업을 중단한 점포는 남아있는 상인들의 창고 신세가 된 지 오래다.
지난 2019년에는 TV 예능에 소개되면서 한때 번성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장기화와 폐업이 반복되면서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 기대를 모았던 막걸릿집도 공장과 매장을 예산으로 옮기면서 상권 활성화에는 크게 이바지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가 총 18억 원을 들여 조성한 청년구단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매장 개설만 하는 게 아니라 더 본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구단-4
대전청년구단 입구모습.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청년구단 594개 가운데 245개가 폐업하면서 전체 청년몰 입점 청년 상인의 생존율은 58.7%에 그쳤으며, 부산 국제시장 청년몰은 지원 점포 14곳 모두 폐업했다.

인근의 한 상인회장은 "상권이 죽어가는 재래시장 끝자락에 청년구단을 만들어놓고 손님이 모이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청년구단은 상인회의 요청으로 소진공 평가단의 검토 후 지금 위치에 조성됐다"라며 "청년구단 건물 옥상의 조형물을 비롯해 고객 동선 재정비, 무인 공동결재 시스템 도입, 홈페이지 구축, 문화공연 등 지자체 차원에서는 다양한 지원을 펼쳤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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