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건곤일척에 뛰어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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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건곤일척에 뛰어든 윤석열

서준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21-06-28 08:2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서준원사진(2)
서준원 박사
건곤일척(乾坤一擲), 운을 하늘에 맡기고 승패를 겨뤄본다.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별의 순간'을 잡은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에 뛰어들겠다는 공언 자체가 정치권과 민초에겐 최대 화두로 등장할 것이다. 선거는 과학이고 선거캠프는 건곤일척을 일궈내는 요람이다. 국민의 지지가 꾸준히 높게 나오는 탓에 '공정과 상식'의 이미지로 각인된 윤 전 총장의 행보는 물론 선거캠프의 활동도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갈 길이 멀지만,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기대와 함께 평가하고 싶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 전 총장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선거캠프 인사들과 각계의 전문가들이 잘 보완해주면 될 것이다. 지지자들은 물론 캠프 참여인사, 정치적 경륜과 선거경험이 풍부한 자들의 활동과 도움 여부에 대선의 승패가 달려있다. 선거는 본래 어수선하고 정치는 복잡한 비즈니스다. 포용력이 결여된 완벽주의 추구와 철학과 가치관의 부실함은 실패를 예고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진정성과 순응력이 수반되어야 정치적 목표달성이 순탄하게 이뤄진다.

강한 적장을 무너트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성안으로 불러들여 제거하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별의별 계략과 음모와 술책이 수반됨은 물론이다. 벌써부터 항간에 나도는 윤석열 X-파일을 보면 대강 그림이 나온다. 여야가 서로 자기들은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치부하지만, 그걸 선뜻 믿는 자들이 얼마나 될까. 당분간 윤 전 총장은 국민만 보고 매진해주길 기대한다.

정당이란 성(城) 진입 여부는 국민 요구와 각종 음모, 음해에 대한 방어력이 갖춰질 때나 가능한 일이다. 지지도의 흐름만 보면 윤 전 총장도 안철수와 반기문 현상과 유사한 점이 많다. 비우호적인 세력들은 작금의 윤 전 총장의 지지도가 거품이길 기대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해 올 것이다. 맷집부터 기른 다음에 정당 선택과 여타의 수순을 밟아도 늦지 않다고 본다.

사실 X-파일과 살생부 등은 우리 정치권 언저리에서 늘 있었다. 여야 갈등이 심하고 권력교체에 대한 갈망이 증폭될수록 이런 사례가 속출하지만 때로 파급력을 지니기도 한다. 강자는 약자의 흠결을 묵과하지만, 약자일수록 강자의 약점을 파고든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은 대권 도전을 '선택할 자유'를 박탈하려는 음습한 분위기 연출용 소재일 것이다. X-파일에선 진실과 거짓은 중요치 않다. X-파일이 기대하는 효과는 '카더라'식의 악소문 확산과 별의별 의혹 제기를 통한 여론몰이가 목적이다.

캠프마다 각종 대응 시나리오와 상대를 겨냥한 다양한 X-파일을 준비할 것이다. 김대업과 드루킹의 활동과 실체가 지난 대선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 이미 경험했다. 지금은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정보의 공급과 확산이 발빠르게 번지는 시대다. 게다가 정보 수집과 가공, 가짜뉴스에 대처하는 변별력의 내공도 이전보다 두터워진 현실이다. 이런 점을 간과한 정치권이 내놓는 어설픈 X-파일은 역공을 당할 것이다.

벌써부터 대권 도전을 밝힌 여야 후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검증'이란 잣대로 상대에 대한 견제와 비난을 무기삼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다. 정당은 건곤일척을 담당하는 본진이자 성(城)이다. 선진정치에선 정당의 역할과 책무가 뚜렷한 반면, 우리 정치는 여차하면 새 정당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윤 전 총장은 이 대목을 진중하게 고심해야 한다. 서둘러 정당에 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이 역할과 최종 판단은 윤 전 총장은 물론 주변 참모진들과 캠프의 몫이다.

19세기 중반의 유럽은 지극히 혼란스러웠다. 기존 기득권층에 대한 저항과 산업혁명의 여파, 국가권력에 대한 보혁 대립과 관련해 갈등이 증폭되면서 이른바 백가쟁명의 시기였다. 오스트리아 귀족 출신이자 저명한 여류작가 마리 폰 에브너 에셴바흐(Marie von Ebner-Eschenbach)는 소시민에 대한 진정한 공감을 표출했던 인물이다. 그는 인간의 능력 즉, ‘할 수 있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이라고 역설했다. 건곤일척 대열에 뛰어든 윤 전 총장의 '행동'이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행동'으로 연이어지길 기대한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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