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in 충청] '위기의 대학' 10년새 충청권 재적생 8만 7754명 줄었다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데이터 in 충청] '위기의 대학' 10년새 충청권 재적생 8만 7754명 줄었다

충청권 대학 입학생 10년 새 2만 1234명
2016~2018년 입학정원 5만명 이상 감소
만18세 인구 감소 2024년까지 43만명 예측
고등교육 재정지원·대학 특성화 마련 필요

  • 승인 2021-10-20 16:05
  • 수정 2021-10-30 16:39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데이터인충청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도 충청 지역 대학들은 신입생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현재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당시 대학들은 100%의 최종 등록률을 사실상 채워와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재수생 등 합류로 입학자원이 몰리는 시기엔 등록률 100%는 기정사실화였고, 나아가 신입생의 성적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는 것을 고민했다.

2011년 당시 대학이 신입생 충원보다 학생의 수준과 지식의 전달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면, 현재는 분위기가 다르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인구 절벽을 느낌과 동시에 입학 정원까지도 줄고 있어서다.

교육부는 2016~2018년 대학 입학 정원을 5만6000명 줄였다. 여기에 등록금도 10년째 동결을 권고해왔다. 대학의 재정난은 가중되고 말 그대로 미달사태 속 대학이 생존의 기로에 선 것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입학정원이 줄어들면서 충청권 대학은 악재가 겹쳤다. 수도권 쏠림현상 속 입학생과 재적생이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경쟁자가 줄어들어 편입, 재수를 넘어 수험생들까지 상향지원에 나서면서 수도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입학생 그래픽
그래픽=한세화 기자
국가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 충북에선 10년새 입학생과 재적생 이탈이 심각했다. 9년간 충청권 대학에서 입학생과 재학생이 각각 2만 1234명, 8만 7754명 줄었다.

먼저 대전의 경우 입학생 수는 2011년 3만 9544명으로 시작해 지난해 3만 6675명으로 약 10년간 2869명이 줄었다. 비율로 환산하면 7.3% 빠졌다.

재적생 감소세는 더 컸다. 대전은 지난 2011년 17만 4838명에서 지난해 16만 815명으로 1만 4023명이나 줄었다.

충남은 더 열악했다. 충남 입학생을 살펴보면, 2011년 5만 6087명에서 2020년 4만 2855명으로 1만 3232명인 23.6% 줄었고, 재적생도 2011년 26만 1675명에서 2020년 20만 2215명으로 5만 9460명 줄어들어 22.7% 감소했다. ㎜

충북도 상황은 같다. 2011년 충북권 대학 입학생은 3만 2680명이었는데, 지난해 2만 7547명으로 5133명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재적생도 같은 기간 14만 3323명에서 지난해 12만 9052명으로 1만 4271명의 학생이 감소했다.

이는 충청권 초·중·고 입학생 예측에서도 나타난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기준 충청권(대전·세종·충남) 초·중·고에 입학하는 신입생 수는 11만 7471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9411명 줄었다. 여기에 2025년엔 학생 수가 7700여 명 더 감소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재적생 그래픽
그래픽=한세화 기자
충청 지역의 경우 대부분 지역 학생의 비중이 높은데,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 줄어드는 점도 우려되는 이유 중 하나다.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4년 43만명, 2040년엔 현재의 절반인 28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도 재정난을 호소한다. 대학마다 교육부 기조와 정책에 따라 10년간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 해왔고 입학금도 폐지된다. 여기에 정원 감축도 고조된다.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떨어지는 대학은 올해까지 추가로 정원의 10~35%씩 모두 1만명을 줄여야 한다.

재정난이 심해지면 학과 통폐합과 교수들의 연구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인건비 절감 등에 나설 수밖에 없어지면서 교육의 질 하락과 학생들의 이탈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두고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이 확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 확충과 안정적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의 공공성 확대와 질 높은 고등교육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 관계자는 "대학위기를 넘어 중장기 고등교육대책 수립과 정책전환의 계기가 돼야 한다"며 "고등교육재정의 확충과 공적 운영 기반 구축을 전제로 한 정부에 사립대학 운영비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성화를 통한 대학만의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재대 최호택 교수는 "지금과 같은 일반화, 평준화된 교육으로는 더 이상은 어렵고 대학마다 특성화가 필요할 것 같다"며 "일반 학과가 많은 대학들의 경우엔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학마다 가지고 갈 수 있는 강점을 잘 파악하고 이를 보완해 나가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을 비롯한 서해안 '물폭탄'… 서산 420㎜ 기록적 폭우
  2. [우난순의 식탐] 열대의 관능과 망고시루의 첫 맛
  3. 세종시 북부권 중심으로 비 피해...광암교 붕괴
  4. 김석규 대전충남경총회장, 이장우 대전시장과 경제발전방안 논의
  5. [대전다문화] 아이들의 꿈과 열정, 축구
  1. 국민연금공단 대전·세종본부, 취약계층 아동 지원
  2. 세종시, 에너지 자립 스마트시티로 도약 선언
  3. [대전다문화]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사례관리 신청하세요!!
  4. 한밭대 성백상·이주호 대학원생, OPC 2025 우수논문상
  5. 초복 앞두고 삼계탕집 북적

헤드라인 뉴스


충청 덮친 ‘500㎜ 물폭탄’… 3명 사망 피해신고 1883건

충청 덮친 ‘500㎜ 물폭탄’… 3명 사망 피해신고 1883건

16일 밤부터 17일 오후까지 충청권에 5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인명사고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시간당 110㎜ 이상 기록적 폭우가 내린 서산에선 2명이 사망했고, 당진에서도 1명이 물에 잠겨 숨지는 등 충남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랐으며, 1800건이 넘는 비 피해가 접수됐다. 세종에서는 폭우로 인해 소정면 광암교 다리가 일부 붕괴 돼 인근 주민 30명이 식당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17일 충청권 4개 시·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충남 지역에만 1883건, 충북 222건, 세종 48건,..

[WHY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WHY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효과 100배? 역효과는 외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효과 100배? 역효과는 외면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가져올 효과는 과연 세종시 잔류보다 100배 이상 크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객관적 분석 자료에 근거한 주장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충청 타운홀 미팅,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가 14일 청문회 자리에서 연이어 강조한 '이전 논리'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효과 분석' 지표는 없어 지역 갈등과 분열의 씨앗만 더욱 키우고 있다. 사실 이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용역(가칭 해수부의 부산 이전 효과)을 거쳐야 나올 수 있을 만한 예측치로, 실상은 자의적 해석에 가깝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 폭우 예보에 출입통제 폭우 예보에 출입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