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美 '프론티어' 슈퍼컴퓨터, 드디어 엑사스케일 시대를 열다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美 '프론티어' 슈퍼컴퓨터, 드디어 엑사스케일 시대를 열다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 승인 2022-06-23 17:15
  • 신문게재 2022-06-24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황순욱 사이언스칼럼 사진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지난 10년 동안의 미·중·일 엑사스케일 컴퓨터 개발 경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5월 말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ISC2022)에서 미 에너지부(DOE)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 프론티어(Frontier)가 지난 2년 동안 슈퍼컴퓨팅 왕좌를 지켜왔던 일본의 후카쿠(Fugaku)를 제치고 슈퍼컴퓨터 톱500 1위에 오른 것이다. 톱500 성능 수치인 HPL(High Performance Linpack)에서 1.1엑사플롭스(EF, 1초에 100경 번 연산)의 성능을 달성함으로 세계 최초 엑사스케일 컴퓨터라는 영예도 안았다.

프론티어는 9472개의 AMD CPU와 3만 7888개의 AMD Instrict MI250 GPU로 구성됐다. 부품 수만 무려 6천만 개에 달한다. 코로나 판데믹 봉쇄 조치에 따른 부품 조달의 어려움 속에서 엑사스케일 컴퓨팅 시대의 막을 연 것이다. 2018년 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을 구축할 때에 HPL 성능 수치가 불안정하게 나온 적이 있다. 인터커넥트 케이블 일부가 불량이라는 진단이 나와 케이블 전량을 교체해서 시스템을 겨우 안정화시켰다. 이로 인해 구축이 한 달가량 지체됐다. 어려운 여건 속에 수 천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프론티어의 이번 데뷔가 더욱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프론티어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터다. 와트 당 성능을 측정하는 그린500 순위에서 지난 2년 동안 왕좌를 지켜왔던 일본의 MN-3 시스템을 제치고 프론티어 TDS(Test & Development System)와 함께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프론티어는 또한 AI 성능에서도 탁월하다. HPL-AI 성능도 6.9EF를 달성함으로 2.0EF의 후가쿠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 3개 분야를 석권한 것이다.

이번 엑사스케일 시대의 역사적 개막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은 미국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LANL) 로드런너(Roadrunner)가 HPL 1.0페타플롭스(PF)를 달성한 페타스케일 원년이다. 같은 해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후원 하에 노틀담대학교 코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엑사스케일 시스템 달성을 위한 기술적 도전'이라는 보고서에서 페타의 1000배인 엑사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보고서에서 2015년까지 엑사스케일 시스템 개발에 있어 4가지 기술적 도전을 제시했는데, 그 첫 번째로 에너지와 전력이 가장 힘든 장벽이라고 했다.



1MW당 백만 달러(약 13억 원/년)라는 비용을 고려할 때, 엑사스케일 시스템 전력 한계치를 20MW로 제시했다. 당시 기술로는 20MW 내에서는 2015년까지 엑사의 3분의 1인 300PF 정도의 시스템밖에 구축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2008년 첫 보고서 이후에 2010년 DOE 후원 하에 '엑사스케일 컴퓨팅의 기회 및 도전' 등 엑사스케일 컴퓨팅 관련 일련의 보고서들이 나왔다. 당시 기술이 충분치 않아 기술 혁신 없이는 20MW 엑사스케일 시스템 달성은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필자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20MW 달성 여부였다. 프론티어 1.1EF 성능에 21.1MW의 전력이 드는 것으로 나왔다. 1EF로 환산하면 19.1MW이 드는 셈이다. 여러 보고서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던 20MW 전력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2018년과 2020년 각각 톱500 1위에 오른 서밋(143.5PF/9.8MW)과 후가쿠(442PF/30MW) 시스템의 전력 수치에서 보듯이 필자도 이번에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프론티어 성능의 대부분은 GPU에서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엑사스케일 관련 많은 보고서에서 언급한 파괴적인 기술혁신에 의해서가 아니다. 10년 전 PC 게임의 그래픽 성능을 위해 개발된 GPU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2012년 ORNL 타이탄(Titan)) 개발에 활용한 실패를 무릎 쓴 도전적 시도와 그 후에도 지속적인 GPU 기술 개발에 의해서라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소회 회원 김중식 서양화가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올해의 작가 대상 수상자 선정
  2. 독거·취약계층 어르신 50가정에 생필품 꾸러미 전달
  3. 유튜브 뉴스 콘텐츠로 인한 분쟁, 언론중재위에서 해결할 수 있나
  4. (재)등대장학회, 장학금 및 장학증서 전달
  5. 법동종합사회복지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나눔
  1. [현장취재]사단법인 국제휴먼클럽 창립 제37주년
  2. 충남도, 수소 기업과 '수소경제 구현' 모색
  3. 충남도, 축산물 판매 불법 행위 14건 적발
  4. 문성식 법무법인 씨앤아이 대표 변호사, (사)한국문화예술네트워크 대전지회 제2대 회장 취임
  5. 사랑으로 함께한 저소득 가정의 따뜻한 겨울나기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파크골프장` 조성 논란...시의회와 다시 충돌

세종시 '파크골프장' 조성 논란...시의회와 다시 충돌

세종시 중앙공원 '파크골프장(36홀)' 추가 조성 논란이 '집행부 vs 시의회' 간 대립각을 키우고 있다. 이순열(도담·어진동) 시의원이 지난 25일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한 '도시공원 사용 승인' 구조가 발단이 되고 있다. 시는 지난 26일 이에 대해 "도시공원 사용승인이란 공권력적 행정행위 권한을 공단에 넘긴 비정상적 위·수탁 구조"란 이 의원 주장을 바로잡는 설명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세종시설관리공단이 행사하는 '공원 내 시설물 등의 사용승인(대관) 권한'은 위임·위탁자인 시의 권한을 대리(대행)하는 절차로 문제..

金 총리 대전 `빵지순례` 상권 점검…"문화와 지방이 함께 가야"
金 총리 대전 '빵지순례' 상권 점검…"문화와 지방이 함께 가야"

김민석 국무총리는 28일 대전을 방문해 "문화와 지방을 결합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며 대전 상권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대전 중구 대흥동 일대의 '빵지순례' 제과 상점가를 돌며 상권 활성화 현황을 점검하고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지역경제 현장을 챙겼다. 이날 방문은 성심당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이른바 '빵지순례' 코스의 실제 운영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일정으로, 콜드버터베이크샵·몽심·젤리포에·영춘모찌·땡큐베리머치·뮤제베이커리 순으로 이어졌다. 현장에서 열린..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