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눈으로 본 기후변화: 스발바르 피오르드 탐사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눈으로 본 기후변화: 스발바르 피오르드 탐사

강무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2-06-30 16:58
  • 신문게재 2022-07-01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2022042801002127500072481
강무희 책임연구원
스발바르는 약 2만 년 전 마지막 최대빙하기에 1000~2000m 두께의 빙상(Ice Sheet)으로 덮여있었으며 현재에도 1000여 개의 빙하가 전체 면적의 60%를 덮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전례 없는 극지방의 기온상승으로 빙하의 감소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으며 빙하 및 영구동토층이 급격히 녹으면서 지형변화와 홍수, 산사태 등 많은 재해를 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스발바르의 최대 정착촌인 롱이어비엔은 빙하지형인 U자곡에 형성된 마을로 최근 북극연구 및 관광 산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경사가 비교적 급한 U자곡 양쪽 사면에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영구동토층의 해빙으로 인한 산사태의 위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영구동토로만 여겨졌던 1920년 스발바르조약이 체결된 지 단 100년만인 2020년 롱이어비엔 기온이 관측 이례 가장 높은 21.7℃를 기록했다.

이제는 마을의 언덕 끝자락에서나 예전 거대 빙하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롱이어비엔 외곽의 한 부두에 아문센과 함께 1911년 남극점에 최초로 도달했던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탐험가 헬머한센(Helmer Hanssen)의 이름을 딴 탐사선 헬머한센호가 정박해 있다. 헬머한센호는 노르웨이 최북단 트롬쇠(Tromsø)의 노르웨이 북극대학교 소속으로 1~2 m 두께의 북극 유빙해역에서 운항이 가능한 내빙(Ice-Class) 탐사선이며 북극해에서 해양 생물, 지질 및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탐사장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세 번째 헬머한센호와 함께한 스발바르 피오르드 탐사다. 이번 탐사에도 노르웨이, 덴마크, 캐나다, 한국 등 약 20여 명의 과학자들이 승선하여 스발바르 기후변화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

출항 전 헬머한센호 브리핑 룸에서 탐사 총책임자인 노르웨이 북극대학교 마티아스 포윅(Matthias Forwick) 교수의 탐사지역 및 목적에 대한 설명이 후 선내 위급상황에 대비한 안전훈련이 진행됐다. 탐사선이 부두에서 떨어지자 스발바르 전 지역에 단 두 대밖에 없는 스발바르 구조센터의 헬리콥터를 동원한 인명 구조 훈련 실시한 후 스발바르의 최대 조수빙하(tidal glacier)가 발달한 스피츠베르겐섬의 남쪽 혼순드(Hornsund) 피오르드로 뱃머리를 돌렸다. 북극이라는 지리적·환경적 특성상 위급상황 발생 시 도움을 받기 매우 어려운 극한지이기에 철저히 준비하는 듯하다.



조수빙하는 빙하의 말단이 바다와 접한 빙하를 일컬으며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기온이 상승하면 바다와 접한 빙하의 말단으로 빙하가 빠르게 흐르면서 빙하분리 및 후퇴가 일어나고 빙하와 함께 끌려온 퇴적물을 쌓이면서 둔덕을 형성하기도 한다. 혼순드는 조수빙하의 후퇴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특히 혼순드가 주목받는 것은 바로 혼순드 빙하가 녹게 되면 스발바르에서 가장 큰 섬인 스피츠베르겐이 두 개의 섬으로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빙하의 후퇴는 해양탐사를 통하여도 관측되는데 헬머한센호에 설치된 정밀해저지형 및 해저지층 탐사기를 통하여 혼순드 피오르드를 탐사한 결과 빙하가 빠르게 녹는 하절기 빙하와 함께 끌려온 퇴적물이 바닥에 쌓이면서 마치 나무의 나이테와 유사한 빙퇴석 띠를 형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지층 탐사를 통한 빙퇴석 띠를 분석함으로서 위성 관측이 시작되기 이전 빙하후퇴 양상도 분석이 가능한데 21세기 들어 빙하의 후퇴, 즉 소멸이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혼순드 빙하의 소멸은 연간 106 m에 이르며 30여 년 뒤인 2055년 이후에는 수 km에 이르는 아름다운 혼순드 빙하의 모습을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스피츠베르겐이 두 개의 섬이 나뉘면서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새로운 정착촌 또한 들어설 것이다. 이는 북극항로가 열리고 북극개발이 가시화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음은 목숨 건 무모한 도전인 스발바르 에너지자원 탐사를 함께 떠나보기로 하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법원, 음주운전 집유 선고 전력 40대 남성 ‘징역형’
  2.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화려한 개막…4일까지 계속
  3. "옛 대전부청사 지역가치 혁신가 위한 무대로" 복원 후 활용 제안
  4.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명상정원’
  5. 민주당 천안을지역위원회, 압도적인 21대 대선 승리 위한 결의 다져
  1. 국민이 보는 지역균형발전… '지방 생활 인프라 확충' 가장 필요
  2. 4월 들어 세종만 유일하게 거래량 증가… 대전·충남·충북은 감소
  3. '첫 대전시청사' 학술세미나 성료…근대건축 유산 보존과 활용 논의
  4. 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심의위원 후보 공개 모집
  5. 천안시립노인전문병원, 충남지역 첫 치매안심병원 지정

헤드라인 뉴스


한폭의 그림같은 ‘명상정원’… 온가족 산책과 물멍으로 힐링

한폭의 그림같은 ‘명상정원’… 온가족 산책과 물멍으로 힐링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됐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과 국내외로 여행계획을 잡았거나 지역의 축제 및 유명 관광지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인파가 몰리는 지역을 싫어해 여유롭고 한가하게 쉴 수 있는 곳, 유유자적 산책하며 휴일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에 위치한 명상정원이다. 명상정원은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인 호반낭만길을 지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내비게이션에 명상정원 한터주차장을 검색하면 된다. 주차장에서는 나무데크를 따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벼락 맞을 확률` 높아졌다…기후변화에 장마철 낙뢰 급증
'벼락 맞을 확률' 높아졌다…기후변화에 장마철 낙뢰 급증

지난해 대전 지역에 떨어진 벼락(낙뢰)만 1200회에 달하는 가운데, 전년보다 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낙뢰가 잦아지면서 지난 5년간 전국적으로 낙뢰 사고 환자도 잇달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기상청 '2024년 낙뢰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 지역에서 관측된 연간 낙뢰 횟수는 총 1234회다. 앞서 2021년 382회, 2022년 121회, 2023년 270회 낙뢰가 관측된 것과 비교했을 때 급증했다. 1㎢당 낙뢰횟수는 2.29회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같은 해 충남에서도 전년(3495회)에 약 5배..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대청호 오백리길 ‘명상정원’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대청호 오백리길 ‘명상정원’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됐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과 국내외로 여행계획을 잡았거나 지역의 축제 및 유명 관광지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인파가 몰리는 지역을 싫어해 여유롭고 한가하게 쉴 수 있는 곳, 유유자적 산책하며 휴일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에 위치한 명상정원이다. 명상정원은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인 호반낭만길을 지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내비게이션에 명상정원 한터주차장을 검색하면 된다. 주차장에서는 나무데크를 따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명상정원’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명상정원’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화려한 개막…4일까지 계속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화려한 개막…4일까지 계속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