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감사원법 개정 위헌 논란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감사원법 개정 위헌 논란

이종오 법무법인 윈 대표변호사

  • 승인 2022-09-19 09:22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종오 대표변호사
이종오 대표변호사
감사원이 특별감사에 착수하기 전 감찰계획서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해 승인을 얻도록 하고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이 9월 14일 발의했다.

이는 감사원이 현재 2019년 북한 어민 북송과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2021년 코로나 백신 수급 지연, 국민권익위원회 특별감사,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관련 한전 한수원 감사 등을 진행 중인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은 헌법기관인 감사원을 국회의 하위 기관으로 두고 국회 다수당이 시키는 것만 감사하라는 발상으로, 결국 문재인 정권 관련 감사에는 눈을 감으라는 소리라며 권력 견제의 기능까지 무너뜨리며 ‘감사완박’까지 나서는 민주당의 행태는 도둑이 경찰을 지휘하는 형국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헌법체계를 파괴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라며 가리고 덮어야 할 지난 정부의 불법과 비리가 얼마나 많은지를 자인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감사원은 입장문을 통해 감찰계획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국회의 사전 승인·보고 절차가 신설될 경우 감찰 여부가 정파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며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해 헌법 정신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 대상·시기 결정 등에 대한 감사기구의 재량을 직무상 독립성의 핵심 가치로 인정하는 글로벌 기준과도 상충되고 본질적으로 신속성·기밀성이 생명인 감찰업무 수행에도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번 개정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헌법은 제4장 정부 제2절 행정부 아래에 제4관 감사원을 규정하고 있고, 제97조에서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하에 감사원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체계에 따를 경우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으로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헌법기관으로부터 독립해 행정기관과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감사원의 감찰기능은 그동안 대통령으로부터도 독립적으로 수행돼왔음을 국민은 이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경험했기에 잘 알고 있다.

헌법은 제98조 제2항에 감사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제99조에 감사원은 세입·세출의 결산을 매년 검사해 대통령과 차년도 국회에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국회는 감사원장의 임명에 관여할 수 있고 차년도 국회는 감사원으로부터 세입·세출의 결산 보고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넘어 국회가 감사원으로 하여금 특별감찰 실시 전 감찰계획서를 상임위원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도록 하는 건 대한민국헌법에 정면으로 위해 감사원의 감찰에 불합리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 정권에 대한 표적수사가 계속될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은 현 감사원법의 적절한 적용을 통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보인다.

감사원법 제34조의3(적극행정에 대한 면책) 제1항은 감사원 감사를 받는 사람이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한 결과에 대하여 그의 행위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이 법에 따른 징계 요구 또는 문책 요구 등 책임을 묻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 정권에서 대통령이나 여당의 정치적인 결단에 따른 공무원들의 업무 처리 결과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위 조항에 따라 면책될 것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우려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아가 대통령제 하의 감사원은 헌법재판소와 같이 독립기관으로 발전해야 함에도 감사원법 개정안과 같이 국회의 통제를 받게 된다면 항상 대립되는 정치집단의 집합이라는 국회의 속성상 감사원의 특별감찰은 신속하지도 독립적이지도 못해 실효성이 없어질 것이 자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다수당으로 감사원법이 개정된다면 감사원을 통제할 수 있을지 모르나 후에 소수당이 될 경우 이러한 개정은 오히려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개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종오 법무법인 윈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일류경제 실현 "집토끼 잡아라'"
  2. 논산 연무휴먼시아 아파트 입주민 ‘뿔났다’
  3. 충남공무원 3자녀 두면 우선승진한다… 15개 시·군 적용 될까?
  4. [대전다문화] 세계인의 날
  5. [대전다문화] ON 세상 TV
  1. 호국영령 기리며 태극기 꽂기 봉사
  2. [대전다문화] 대전광역시가족센터 신규 명예기자를 소개합니다
  3.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4. 대덕특구 미래 담을 고밀도 개발 탄력 받는다
  5. 유성구 당정 원팀 다짐 '국회의원 당선인 초청 정책간담회'

헤드라인 뉴스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5·18민주화운동을 맞는 마흔 네 번째 봄이 돌아왔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1980년 5월 민주화 요구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뜨거운 열기로 분출되었는데, 대전에서는 그동안 교내에서 머물던 '계엄령 해제'와 '민주주의 수호' 시위가 학교 밖으로 물결쳐 대전역까지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광주 밖 5·18, 그중에서 대전과 충남 학생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민주화 물결을 다시 소환한다. <편집자 주> 1980년 군사독재에 반대하며 전개된 5·18민주화..

성심당 대전역점 입찰 서류 제출... 재계약 이뤄낼 수 있을까
성심당 대전역점 입찰 서류 제출... 재계약 이뤄낼 수 있을까

성심당이 대전역점 재계약을 위한 입찰 서류를 코레일유통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심당이 입찰에 적어낸 월 수수료는 기존과 같은 1억 원으로, 코레일유통이 공고문에 게시한 3억 5300만 원엔 턱없이 낮아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 유찰이 지속 되면 월 수수료가 내려가는 구조여서 여타 업체가 선정되지 않는 이상 재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성심당에 따르면 코레일유통이 낸 대전역사 내 2층 맞이방 300㎡ 임대 사업자 경쟁입찰에 서류를 제출했다. 성심당 관계자는 "입찰 서류를 제출하고 왔다"며 "금액은 기존과 동일..

대전 갑천 수변공간 물놀이장 조성 반대 목소리 나와
대전 갑천 수변공간 물놀이장 조성 반대 목소리 나와

대전시가 시민 여가 증진을 위해 갑천 수변공간에 물놀이장을 조성할 계획인 가운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대전시와 대전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시는 내년 6월부터 유성구 도룡동 DCC 앞 갑천 둔치 일원에 시비 158억8000만 원을 투입해 물놀이장 및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시는 갑천 수변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 설치 및 친수시설 등과 연계를 통해 일대를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갑천 물놀이장 조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6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 호국영령 기리며 태극기 꽂기 봉사 호국영령 기리며 태극기 꽂기 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