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인터뷰] 재야사학자가 본 우리 민족의 '해양 본능'

  • 문화
  • 문화 일반

[문화인 인터뷰] 재야사학자가 본 우리 민족의 '해양 본능'

이재일 전 한국시티은행 부행장이 쓴 '아시아 바다의 역사기행'
대전고 출신 30년 금융인 재야사학자로 10년간 역사연구
"광복 이후 체득한 우리민족 이념 바탕엔 해양문화 근간"

  • 승인 2022-12-22 10:12
  • 수정 2022-12-22 13:14
  • 신문게재 2022-12-23 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아시아바다기행
역사 기행서 '아시아 바다의 역사 기행' 표지이미지.
"자유와 민주, 인권 등 광복 이후 77년간 우리 민족이 체득한 이념의 바탕에는 '해양문화'가 자리하고 있어요. 땅 크기는 세계 110위에 불과하지만 경제는 세계 10위, 인구수는 29위인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의 힘으로부터 나옵니다."

대전고등학교 출신 30년 경력의 금융인 이재일 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이 최근 펴낸 '아시아 바다의 역사 기행'(도서출판 이서원, 336쪽)은 조선 시대 '비운의 왕자'로 불리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역사적 재해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울대와 한국과학원을 졸업한 이재일 저자는 현재 백제문화연구회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백제문화원 옛숨결 답사팀과 곤지왕국제네트워크, 하남문화유산지킴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은 7세기부터 17세기까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무대로 아시아 전역에 걸친 해양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소현세자가 죽지 않고 해외로 진출해 아시아 바다에서 활약했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설부터 '중국 동해안에 대륙 백제가 있었다', '고구려 후예로 산둥반도에 제나라를 세운 이정기는 황해를 지배했다', '한반도를 괴롭혔던 왜구는 대륙 백제의 후예들과 고구려 유민들이다', '왜구는 거대한 해상세력이고, 중국 화교들도 왜구의 후예들이다' 등 상상들이 실제적 사실이었음을 뒷받침하는 현장의 증거와 추론적 논리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재일
이재인 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저자는 동경에서 근무하던 2010년부터 2014년 말까지 5년 동안 주말이면 어김없이 일본 곳곳에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을 찾아다녔고, 고구려와 신라, 가야의 흔적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본격적으로 중세시대 역사에 몰입했다. 책은 12월 19일(셋째 주) 기준 알라딘 서점의 '아시아사' 110권 가운데 판매순위 2위에 기록했다.

20일 본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저자는 "한반도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북쪽과의 교류가 차단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섬나라에 가깝다. 아시아 중세 역사에서 중요했던 해양세력이 우리 민족이었다는 가설을 세웠다"며 "김성호 역사학자의 가설을 상당 부분 따랐고, 201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집중한 세월이 어느새 10여 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책은 서사에 기반을 둔 역사서가 아닌 현장성이 강조되는 기행문 형식을 빌렸다. 저자는 "원래는 역사소설을 쓰려 했으나 죽어있는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를 전달하고 싶어 형식을 바꿨다"며 "소설의 주인공은 1644년 안타깝게 죽은 조선의 소현세자로 1636년 후금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의 중국 지배가 시작될 무렵, 선진문물과 넓은 세상에 눈을 뜬 그가 죽지 않고 국외로 해외로 나가 조선을 대표해 아시아의 바닷길을 호령하는 해상왕으로 활약하는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남 대전역사문화연구원장은 서평을 통해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 과거에 관심을 두게 되고, 역사의식이 있어야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할 수 있다"며 "저자의 이번 신간은 이미 알려진 역사적 진실에서 한발 나아가 고려 시대를 중심으로 한 중세를 배경으로 가설과 추측을 통해 우리나라가 해상 국가였음을 역사적 근거를 통해 설득력 있는 논제를 펼치며 대륙 국가들에 맞설 한민족만의 힘과 자긍심을 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광안리 드론쇼, 우천으로 21일 변경… 불꽃드론 예고
  2. "마을 앞에 고압 송전탑 있는데 345㎸ 추가? 안 됩니다" 주민들 반발
  3. 세종청년센터, 2025 청년 도전과 성장의 무대 재확인
  4.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5. 한국산업은행 세종지점, 어진동 단국세종빌딩에 둥지
  1.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2. 세종충남대병원, 지역 보건의료 개선 선도
  3.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 300여명 조합원과 함께한 연말 영화 힐링
  4.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5. 남서울대, 미국 조지아텍과 글로벌 인재 양성 위한 국제협력 본격화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