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북 고창군이 최근 열린 동학농민혁명 제129주년 기념행사 및 무장기포기포 기념제에서 행군하고 있다./고창군 제공 |
![]() |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 심사 중인 동학농민혁명 무장포고문./고창군 제공 |
포고문은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귀하다는 것은 인륜이 있기 때문이다"로 시작해 "의로운 깃발을 들어 보국안민으로써 죽고 살기를 맹세한다"로 이어진다. 당시 포고문은 고부 농민봉기 이후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 지도부가 무장현(현재 고창군 공음면)에서 전국적인 농민봉기를 선언하면서 발표했다.
동학농민혁명의 대의명분을 함축해 전라도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 격문을 보내 농민군들의 합류를 촉발했다. 여기에 동학농민혁명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인 대규모 항쟁으로 커지고 우리나라 역사의 민족·민중항쟁의 근간이 되는 선언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앞서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도 '등재권고'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군은 현재 천도교 중앙총부가 소장 중인 무장 포고문 필사본 복제 작업에 착수했으며 향후 무장 기포지에 기념관을 짓고, 포고문 필사본을 전시해 동학농민혁명 발상지의 위상을 높여갈 예정이다.
1894년 극심한 학정과 외세의 발호에 맞서 '보국안민 척양척왜' 기치로 봉기한 동학농민혁명군의 맨 앞장에는 형형한 눈빛의 전봉준 장군이 서 있었지만 이렇다 할 조형물조차 없어서 전봉준 장군이 고창 출신이란 사실은 많이 알지 못했다.
군은 도시 한 중심에 전봉준 장군 동상을 세우며 군민 자긍심 높이기에 나섰다. 앞서 전국 작가 공모를 통해 당선작으로 꼽힌 '義의 깃발 아래'는 익산에서 활동 중인 국경오 작가의 작품이다.
전봉준 장군이 무장 포고문 선포 후 의연한 자세로 앞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 그 옆에 '보국안민, 제폭구민, 척왜양창의'가 새겨진 커다란 깃발 아래 농민군이 비장하게 결의하는 모습, 고통받던 민초들의 처절한 얼굴 등을 표현했다.
전봉준 장군 동상 건립은 군비 4억원과 성금 2억원을 합해 총 6억원의 사업비로 추진되며 군청 광장 맞은편에 수변공간과 잔디광장을 갖춘 전봉준 공원을 조성해 올해 말께 건립할 예정이다.
![]() |
심덕섭 고창군수가 전봉준 장군 탄생 167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고창군 제공 |
현재 고창에선 매년 전봉준 장군 탄신 기념행사(1월), 무장 기포기념제 및 녹두 대상 시상(4월),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10월) 등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 외에도 무장 기포지와 전봉준 장군 생가터 성지화 사업, 군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동학농민혁명 교육, 손화중 도소터 등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향토 문화유산 지정 등이 추진되고 있다.
![]() |
동학농민혁명 제129주년 기념행사 및 무장기포기념제 참가자들이 행군을 하고 있다./고창군 제공 |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의 힘으로 커진 동학농민혁명은 자주와 평등, 그리고 민주적 절차를 확립하고자 했던 근대 민중운동의 효시다"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당당하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창=전경열 기자 jgy36712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