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대통령의 '선택적 카르텔'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대통령의 '선택적 카르텔'

오광영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

  • 승인 2023-07-16 09:33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23052101001463900060661
오광영 이사
바야흐로 '카르텔'이 풍년이다. 윤석열 정부 취임 1년을 넘어서면서 각종 '카르텔'이 난무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22년 2월 청주 유세에서 "오랜 세월 집권해 이권을 나눠 먹은 카르텔 기득권 세력을 박살 내겠다"고 말했다. 카르텔과의 전쟁은 취임 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대통령이 특정세력에 대해 '카르텔'이라고 지목하면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여당도 함께 공격했다. 최종적으로는 해당 부처나 사정 기관이 동원되어 '손보는' 순환이 이어졌다.

화물연대를 필두로 건설노조, 시민단체, 사교육계가 소위 '이권 카르텔'로 찍혀 타킷이 되었다. 전임정권의 인사와 사업이 카르텔로 지목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윤석열 정부가 이제 겨우 취임 1년을 넘어섰기에 남은 임기 동안에 청산할 카르텔은 무엇일지 누구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누구는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경제 용어로서의 카르텔은 동일 업종의 기업이 경쟁의 제한 또는 완화를 목적으로 형성하는 독점 형태를 말한다. 부당한 담합행위를 의미한다. 정치적 의미로는 더욱 부정적으로 쓰인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구성원 간에 암묵적으로 만들어진 부정한 동맹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쇄신의 차원에서 이를 해체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왔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한 과정을 통해서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며 국정농단을 비롯한 적폐청산을 정권 초기 제1과제로 설정하고 추진했다.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실현하기 위해 '이권 카르텔을 해체하겠다고 한다. 급기야 지난 3일에는 "우리 정부는 반 카르텔 정부"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권이 해체를 추진하는 카르텔과 국민이 생각하는 그것과 일치할까? 문재인 정부가 취임한 2017년 7월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5%가 적폐청산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청산의 대상으로는 검찰과 국정원이 가장 많이 꼽혔다. 문재인 정부가 우선 추진한 검찰과 국정원에 대한 개혁은 끝내 완성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 정권이 바뀌면서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어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에 대한 찬성여론이 절반을 넘는다. 경향신문이 올해 신년기획으로 메트릭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 사회에서 개혁이 가장 시급한 분야를 물었다. 43.4%가 '정치'를 20.6%가 경제를 꼽았다. 윤석열 정부가 중점 추진한다고 한 노동·교육·연금은 그 뒤를 이었다.

카르텔의 해체가 필요한 이유는 공정을 실현하는데 필수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는 가장 큰 무게추를 제거하지 않고는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상식이 실현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카르텔 해체는 그에 부합하는가? 화물연대, 건설노조, 사교육의 스타강사, 시민단체의 카르텔만 해체하면 공정하고 상식적인 국가가 완성될까?

위에 언급한 여론조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이 국민이 혁파하길 원하는 카르텔은 정치권력, 법조권력이 첫손가락이다. 점점 고착화되는 양당체제에 기대어 권력을 분점하는 정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는 정치인들이 제일 큰 카르텔이라고 보고 있다.

법조 카르텔은 어떤가?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는 검찰 권력에 의해 권위주의 시절로 되돌아갔다. 2022년 6월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인사에 대해 검찰공화국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지' 묻자 6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금 추진하는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은 핵심은 비켜 가고 정적을 제거해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선택적 카르텔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선택적 카르텔 해체로는 '공정과 상식'을 실현할 수 없다. 그래서 카르텔과의 전쟁을 보다 근원적으로 다시 살펴볼 일이다.

/오광영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2. 수도권 뒤덮은 러브버그…충청권도 확산될까?
  3. [춘하추동]새로운 시작을 향해, 반전하는 생활 습관
  4. 3대 특검에 검사 줄줄이 파견 지역 민생사건 '적체'…대전·천안검찰 4명 공백
  5. aT,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 위해 총력 대응
  1.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세상을 설계하는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2. 김태흠 충남지사 "5개 비전으로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
  3. 사단법인 사랑의 사다리,기획재정부 공익법인 지정
  4. 2025 농촌 재능나눔 대학생 캠프 스타트...농촌 삶의 질 개선 기여
  5. 농협, 'K-라이스페스타'로 쌀 소비 붐 조성

헤드라인 뉴스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상대책위원회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상가 정상 운영을 위한 대전시민 1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대전시에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경쟁 입찰 당시 상인 대부분이 삶의 터전을 잃을까 기존보다 많게는 300% 인상된 가격으로 낙찰을 받았는데, 높은 조회수를 통해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도록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와 대전참여연대는 2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지속 가능한 중앙로 지하상가 운영을 위한 시민참여 공청회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에서 입찰을 강행한 결과 여..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반석역 3번출구, 버드내초인근 상권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반석역 3번출구, 버드내초인근 상권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해수부 전체 직원의 86%, 20대 이하 직원 31명 중 30명이 반대하고, 이전 강행 시 48%가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7월 2일부터 예고한 '해수부 이전 철회'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날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5동 해수부 정문 앞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해수부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정부부처 공무원을 넘어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발걸음이다. 그가 해수부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은 '지역 이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