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2024년 인구 위기와 기후 위기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2024년 인구 위기와 기후 위기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 승인 2024-01-15 16:56
  • 신문게재 2024-01-16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3112001001576700062641
박양진 교수
2024년이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대부분 오해하고 있지만, 청룡의 해인 갑진년의 첫날은 아직 20여 일이나 남아 있다. 새해를 맞아 친구 가운데 손자, 손녀를 보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하와 함께 이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메시지가 단톡방에서 오간다. 요즘은 할머니 할아버지 되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도 비혼 상태를 유지하는 자식들이 많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 출생률이 전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출생아는 1959년부터 1971년까지 매해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지난해는 23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인구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어 작년에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은 1961년생이 94만 명으로서, 당시 태어난 108만여 명 가운데 87%가 이미 환갑을 지나 생존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남자 86.3세, 여자 90.7세임을 고려한다면, 올해 태어난 아이들은 21세기를 지나 22세기까지 충분히 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를 걱정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인구의 폭발적 증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관련 기사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80년대까지 지속 증가해 100억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인구학자들은 예측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세계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해 10세대, 300년 이후에는 20억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하지 못한 이러한 급격한 인구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헤쳐나가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전 지구적 변화로서 모두가 일상에서 실제로 체험하는 위기는 지구의 온난화이다.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증가와 오존층의 감소로 인한 지구의 온난화와 기후 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해지고 있다. 산업화가 시작되기 이전인 1800년대의 지구 온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면 재앙적인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2016년 파리 협정에서 정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제한 목표는 1.5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 기온은 이미 1.48도 상승한 것으로 측정되면서 기후 재앙 마지노선이 조기에 깨지고 심지어 올해 일시적으로 1.5도 이상으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올해가 역대 가장 더웠던 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와 비교한다면 역설적으로 올해가 가장 시원한 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있지만, 지구 온도 상승을 멈추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지구 기온 상승 2도라는 차선책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등 재생 가능 에너지의 사용량을 크게 확대해서 탄소 중립과 RE 100(Renewable Energy 100%)을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와 기업, 개인 등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최근 평가에 따르면 화석 에너지 축소와 재생 에너지의 확대에 힘입어 목표로 정한 205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국가와 지역이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 위기와 전 세계적 현상인 기후 위기를 맞아 한국의 소멸 또는 인류 멸종의 가능성이 가끔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500여 만 년에 이르는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인류의 적응 능력은 생각보다 탁월하며 때로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 약 2만 년 전의 마지막 빙하기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지금보다 5도 이상 추웠고 이에 따라 빙하와 만년설이 대부분의 고위도 지방을 덮으면서 해수면은 120m 이상 낮아졌다. 이러한 극심한 환경 속에서도 인류의 조상은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이동하여 신대륙의 이주를 개시한 바 있다.

올해 태어난 아이들의 미래는 마냥 어둡거나 아니면 한없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도전과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로 가득하다는 점에서는 기성세대의 삶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지구라는 아름다운 행성에 태어난 아이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이들의 유일한 삶의 터전을 잘 지키고 가꾸는 데 모두 노력하는 것을 새해의 다짐 가운데 하나로 삼으면 좋겠다.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4658만$ 수출계약 맺고 거점 확장"… 김태흠 지사, 중국·베트남 출장 마무리
  2. 공회전 상태인 충남교육청 주차타워, 무산 가능성↑ "재정 한계로 2026년 본 예산에도 편성 안 해"
  3. [중도일보 창간74년]어제 사과 심은 곳에 오늘은 체리 자라고…70년 후 겨울은 열흘뿐
  4. [창간74-축사] 김지철 충남교육감 "든든한 동반자로 올바른 방향 제시해 주길"
  5. [창간74-축사] 김태흠 충남도지사 "중도일보, 충청의 역사이자 자존심"
  1. [창간74-축사] 홍성현 충남도의장 "도민 삶의 질 향상 위해 협력자로"
  2. [중도일보 창간74년]오존층 파괴 프레온 줄었다…300년 지구 떠도는 CO₂ 차례다
  3. [한성일이 만난 사람 기획특집-제99차 지역정책포럼]
  4. [창간74-AI시대] 대전 유통업계, AI 기술 연계한 거점 활용으로 변화 필요
  5. [창간74-AI시대] AI, 미래 스포츠 환경의 판도를 재편하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시가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인 4조 7309억 원을 확보했지만, 일부 현안 사업에 대해선 국비를 따내지 못해 사업 정상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비와 웹툰 IP 클러스터, 신교통수단 등 지역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성장 동력 확충과 직결된 것으로 국회 심사과정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총력전이 시급하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된 대전시 사업은 총 9개다. 앞서 시는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운영지원 사업비(29억 6000만 원)와 웹툰 IP 첨단클러스터 구축사업 15억 원..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천댐 건설 재검토 지시를 내린 김성환 환경부 장관을 향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천댐 건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김돈곤 청양군수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선출직 공무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지사는 1일 도청에서 열린 2026 주요정책 추진계획 보고회에서 김 장관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화력발전 폐지 지역에 대한 특별법을 추진할 때 그의 반대로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라며 "화력발전을 폐지하고 대체 발전을 추진하려는 노력을 반대하는 사람이 지금 환경부 장관에 앉아 있다. 자격이..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특별자치시가 2030년 완성기까지 '국가상징구역'과 '중앙녹지공간'을 중심으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1일 세종시 및 행복청의 2026년 국비 반영안을 보면, 국가상징구역은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 원, 대통령 세종 집무실 240억 원으로 본격 조성 단계에 진입한다. 행정수도 추진이란 대통령 공약에 따라 완전 이전을 고려한 확장 반영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년 국비가 집행되면, 국회는 2153억 원, 대통령실은 298억 원까지 집행 규모를 키우게 된다. 국가상징구역은 2029년 대통령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 마지막 물놀이 마지막 물놀이

  •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