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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형 마늘 수집기<제공=합천군> |
군은 올해 12개 사업에 약 40억 원을 투입했으며, 농식품부 공모사업에도 선정돼 22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이를 통해 양파·마늘 재배 농가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합천군은 마늘과 양파 재배면적이 1800ha 이상으로, 단일 작목 기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생산량은 지역 농업 총생산액 15~20%를 차지할 만큼,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계화율은 63.3%에 그치고 있다.
논농업의 기계화율이 99.3%에 달하는 데 비하면 격차는 분명하다.
특히 파종과 정식, 수확 등 노동 강도가 높은 단계는 여전히 대부분이 인력에 의존한다.
마늘 1000헥타르에는 4만 명, 양파 500ha에는 2만 명 인력이 필요하다.
하루 인건비 기준 90억 원이 외부 인력으로 유출되고 있는 셈이다.
군은 지난 3년간 20억 원을 들여 생력화 농기계 250여 대를 보급했고, 농진청과 함께한 기계화 실증 사업을 통해 '합천형 마늘 기계화' 모델을 전국에 전파 중이다.
우수 사례로는 남았지만, 그 모델이 지역 전체의 현실을 대변하긴 어렵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파종기와 정식기의 부족, 숙련 기계 인력 미확보, 장비 운영비 과중 등의 문제로 기계화가 멈칫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변동은 기계의 '표준성'에 의존하기 어려운 점도 만든다.
군은 종자대와 우량 종구 분양 등 생산 기반에 대한 지원도 병행 중이다.
하지만 기계 한 대, 종자 한 포대로 산업 체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동 의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정책은 더 빠르고 더 넓게 움직여야 한다.
표면 수치는 올라가지만, 뿌리 구조는 그대로인 상황.
밭농업이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계보다 먼저 정책의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합천=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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