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프라이드먼스, 이제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피어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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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프라이드먼스, 이제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피어나야 할 때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5-06-22 17:22
  • 신문게재 2025-06-23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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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재균 팀장
6월, 전 세계가 프라이드 먼스를 맞아 무지개 깃발을 높이 들고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외치고 있다. 프라이드 먼스는 미국 뉴욕에서 성소수자들이 경찰의 반복적인 단속과 폭력에 맞서 시작되었고, 1970년 첫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뉴욕에서 열렸다. 이런 역사를 통해 6월은 전세계에서 성소수자 인권의 달로 자리 잡았다.

대전에서도 지난 6월 7일 소제동 일대에서 제2회 대전퀴어문화축제 "사랑이쥬 – 광장에 나와, 너"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성소수자뿐 아니라 여성,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등이 모여 더 이상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을 위해 이야기 했다.

지난 겨울 폭력과 혐오의 시간을 지나 대전은 따뜻한 연대의 에너지가 맴돌았다. 수 많은 시민들은 함께 공연과 부스를 즐기고, 행진 퍼레이드는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축제 기간 중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로 인해 강제 전역이라는 부당한 비극을 맞이했던 고 변희수 하사의 추모식과 추모 공간은 우리 사회가 아직 품지 못한 이들을 향한 깊은 위로였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한편에서는 여전히 반대와 혐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같은 날, 보수 기독교 세력을 중심으로 반대 집회를 열었고, 큰 물리적 충돌 없이 축제는 마무리되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가 혐오와 폭력을 걱정해야 하고 다양성과 차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여전히 편견과 혐오의 벽은 두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퀴어문화축제는 지역사회에 변화를 만들었다. 단순히 성소수자만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다. 다양한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지지하고, 차별에 맞서 함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대전이 더 나은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 목소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외침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내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한채 폐기 되는 상황이 반복 됐다.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정을 미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차별 없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제정을 권고 하고 있다. 보편적 인권 문제임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차별금지법 제정의 요구를 이제는 미룰 수 없다. 성별, 장애, 출신, 종교, 성적 지향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헌법이 명백히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배제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단지 소수자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이 법은 우리 모두의 안전망이며,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다. 서로 차별하지 말자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

최근 김민석 의원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회적 대화& 발언은 이미 오랜 시간 차별의 고통 속에서 살아온 이들에게는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들릴 뿐이다.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소수자의 인권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고, 모든 시민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인권을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다. 지난 광장에서도 줄기차게 이야기 해 온 차별금지법 제정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한 축임을 되새겨야 한다.

대전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펼쳐진 무지개가 이제는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결실로 이어져야한다. 동시에 차별금지법은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차별금지법이 사랑과 연대로 만들어지는 우리사회의 토대가 되기를 소망한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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