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코로나 이후, 산학협력을 준비해야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코로나 이후, 산학협력을 준비해야

최종인 한밭대 교수, 산학협력.링크+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 승인 2020-04-13 15:28
  • 신문게재 2020-04-14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KakaoTalk_20200413_133352374
최종인 한밭대 교수, 산학협력.링크+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대학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 코로나 이후 '대학이 온·오프라인 수업 수준 순서대로 사라질 수 있다'는 말로 대체될 수 있을까? 세계적 유행병(Pandemic)이 어떤 큰 대학을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역의 작은 대학이 특성을 살려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영국의 고위 보건관료는 이번 전염병이 내년 봄까지도 갈 수 있다고 예견하였다. 전염병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일부 대학은 예산지출을 줄이고 직원 감축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미국이나 영국의 연구중심 대형 대학들 가운데 외국인 학생들의 비중이 큰 대학들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학생 등록금 수입으로 연구비 지원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정원외 수천 명의 외국학생이 많은 대학들은 고민이 깊다. 이제 15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문제도 심각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이번 사태가 대학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불황일 때 대학 등록률이 더 높아지는데 이는 기회비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대학도 비대면 수업에 잘 적응하고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찾는다면 대학재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대학경영의 역량이 중요한 시점이다.

산학협력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첫째, 졸업을 미루거나 미취업 상태의 학생들에 대한 징검다리형 융합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수출과 수요 감소에 따른 불황으로 일자리 부족과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시차를 극복할 준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융합형 교육으로 자리잡은 현장실습, 캡스톤디자인, 창업교육 등도 기존의 대면 방식과 새로운 비대면 방식이 균형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둘째, 연구실의 기술개발도 코로나 이후에 나타날 문제와 지역상생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 기업은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양질의 열화상 카메라를 저렴하게 공급해 발열체크를 비접촉으로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었다. 셋째, 창업에 대한 도전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체제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불황에는 학생들이 공무원과 공기업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더욱 선호해 자칫 창업 의욕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공유오피스 등 물리적 공간의 지원을 통해 창업기회를 제공 했다면, 앞으로는 물리적 지원뿐만 아니라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을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 비대면 산학연협력 활성화에 초점을 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올해 산학협력 예산가운데 대면 집체교육이나 해외교류 프로그램 등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비대면 방식으로 바꿀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시설투자와 함께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이나 워크시트(worksheet) 기반의 자기주도 창업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산학협력을 위한 교수들의 적극적 몰입과 산학협력 콘텐츠 확보 노력이 요구된다. 교육 관련 기술들을 다루는데 익숙한 젊은 교수들이 온라인교육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은 잘 준비된 콘텐츠와 교재개발 그리고 공감능력에 기반해야 한다. 얼마 전 온라인 설교에서 은퇴한 70세 목사님이 설교 도중 노랫말의 의미설명과 노래를 들으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낀 적이 있었다.



대학 재정약화와 변혁요구 증대로 산학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지역과 산업, 기업의 변화와 욕구를 잘 파악하고, 환경변화에 대응할 대학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이 같은 욕구(Needs)와 역량(Capability)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독특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아이디어들(Ideas)을 적극 도출해야 할 것이다. 즉 아이디어, 니즈, 역량의 INC가 만나는 접점에서 '신산학협력의 기회의 창'이 열릴 것이다. 한 번도 경험 못한 이 '코로나' 위기가 산학협력에도 '변장된 축복'이 되길 기원한다.

최종인 한밭대 교수, 산학협력.링크+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2.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3.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4. [춘하추동]새로운 시작을 향해, 반전하는 생활 습관
  5. 수도권 뒤덮은 러브버그…충청권도 확산될까?
  1.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2. 3대 특검에 검사 줄줄이 파견 지역 민생사건 '적체'…대전·천안검찰 4명 공백
  3.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4. aT,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 위해 총력 대응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