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시폐기물관리에 대한 조례에 따라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는 지난해 1월부터 매일 집 앞 및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하고 재활용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배출토록 하고 있다. 아파트, 빌라 등은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이 지정돼 있어 문제가 없지만 오래된 주택가 등에선 상황이 다르다.
집 앞에 쓰레기를 놔 둔 곳도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조명이 어두운 전봇대, 공터 등에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다. 실제 지난 23일 오후 두정동 A초등학교와 인근의 공원 일대는 전봇대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로 심한 악취가 풍겼다. 특히 공원 부근에선 낮 시간인데도 많은 쓰레기와 노상방뇨까지 섞여 악취가 더했다. 주민 김모(32)씨는 “날이 더워지면서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와 각종 오물이 썩는 냄새가 집에까지 들어와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남구 주민들도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로 한숨을 쉬긴 마찬가지였다. 봉명동 D아파트를 시작으로 봉명초 부근까지 10m를 사이에 둔 전봇대 곳곳에 크고 작은 각종 쓰레기들이 발견됐다.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만들어 편리하게 버릴 수 있게 한 빌라, 원룸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곳에선 쓰레기들이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었다.
쓰레기를 종량제 규격봉투에 넣지 않고 비닐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심지어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검은 비닐봉투에 담아 버린 것도 있었다. 이 때문에 주민 간의 불화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으며 민원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이러한 민원이 발생하면 해당 장소에 쓰레기 배출 금지 팻말을 부착해 배출금지 지역으로 지정한다.
이로 인해 해마다 쓰레기 배출 장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으로 안서동 문암4길 400여 미터의 원룸밀집 지역은 지난 2년 사이 5곳의 쓰레기 배출 장소가 사라졌으며 현재 1곳만 남아있는 상태다.
또한 배출 장소까지 거리가 멀다 보니 무단투기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안서동에 거주하는 A씨는 “일부 주민들이 늦은 시간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신고 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CCTV를 달아서라도 불법투기 단속을 강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청 관계자는 “엉뚱한 곳에 버린 쓰레기는 청소차량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민원이 들어와 그곳을 찾으면 일반 봉투에 담은 각종 쓰레기에 오물까지 섞여있어 수거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며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는 쓰레기 수거도 수거지만 무엇보다 시민의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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