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코로나 시대, 대중교통 투자를 늘려야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코로나 시대, 대중교통 투자를 늘려야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0-12-09 08:49
  • 수정 2020-12-09 08:52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재영
이재영 박사
생뚱맞게 들릴지 모르겠다. '대중교통이라면 그 특성상 밀접접촉 우려 때문에 코로나 발생 이후로 찬밥신세 아닌가?'라고 반문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구글의 이동성보고서(mobility report) 자료와 코로나 확진자를 연계해 분석한 결과, 소매와 여가활동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그다음이 대중교통 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대전시 대중교통 이용량 자료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철과 버스의 총이용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각각 65.3%, 71.1%에 머물렀다. 월별로는 3월에 전철과 버스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 48% 감소했다. 반면, 자전거 이용량은 크게 증가했다.

이런 논리로 필자의 글(중도일보 5월 13일자)에서 '코로나 시대에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었다. 밀접접촉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코로나극복 이후에도 친환경적인 정책으로 그 방향성을 수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은 어떨까?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역시 같은 결론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유력한 교통수단이며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일관된 교통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는 자전거와 같다.

여기에 더해 대중교통에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더 있다.

첫째, 대중교통은 필수통행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초기 대중교통 이용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6월부터 대중교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70%까지 회복됐다. 이 시기는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잠잠한 상황에서 대전지역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던 시기였다.

이뿐 아니다. 구글 데이터에서는 확진자 수가 이전보다 많아진 10월 이후 대중교통 활동량이 기준 대비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 된 일일까? 이용자들이 합리적이지 않아서일까? 필자는 '대중교통 이외에는 달리 선택할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은 필수통행(captive riders)'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 감염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학교나 회사는 가야 하고,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전철과 버스뿐인 경우 말이다. 바꿔 말하면, 대중교통이 존재하는 이유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감염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것은 의무가 되는 것이다.

둘째,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교통약자들이다. 대전시의 전철과 버스이용자들은 여성, 학생, 고령자, 1인 가구로 특징지어진다. 교통약자로 정의되는 계층이다. 만약에 감염이 되면 신체적, 경제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는 계층이다. 질병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 역시 공공의 의무로 남는다.

셋째, 대중교통은 코로나 시기에도 하루 약 40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교통이다. 코로나로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의 통행을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수단임이 틀림없다. 역시, 공공의 의무가 가볍지 않다.

여기서 투자확대의 의미는 '방역을 철저히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감염병의 특성상 감염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밀도를 낮추기 위해 버스를 추가로 사거나 증차할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의 밀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버스나 전철의 운행횟수를 늘려 배차 간격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요관리 정책도 필요하다. 시차출근제, 탄력근무제를 장려하거나 요금제 조정을 통해서도 대중교통 이용밀도를 조정할 수 있다.

감염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대중교통 투자확대가 예산을 허투루 쓰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기후위기시대 대안이자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지속 가능한 교통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2.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5.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1.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2.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3.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4.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5. "대전하천 홍수량 5~8% 늘어"vs"3년 만에 과도한 상향 아닌가" 갈등

헤드라인 뉴스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대전시가 이재명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서 트램 등 핵심 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대거 확보하면서 주요 현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트램을 비롯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웹툰클러스터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4조 3000억원을 감액하고, 감액 범위 내에서 증액해 정부안인 728조 원 규모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주요 현안 예산 반영 여부를 여의도..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