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잠자는 아이디어의 허물벗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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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잠자는 아이디어의 허물벗기기

민만호 대전변리협의회장

  • 승인 2023-09-07 10:57
  • 신문게재 2023-09-08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민만호 대전변리협의회장
민만호 대전변리협의회장
숲 속 어두운 곳, 작은 나무 가지 아래를 유심히 보면 어김없이 고동색의 나비 번데기를 볼 수 있다. 볼품없는 모양새에 칙칙한 색깔까지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시간이 흐르고 생명의 힘이 무르익으면 번데기의 두꺼운 껍질이 서서히 찢기면서 여리고 아름다운 자태가 드러난다. 화려한 색과 무늬에 비칠 듯이 얇은 날개는 눈을 현혹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도저히 볼품없는 번데기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아름다운 자태다. 어둡고 칙칙한 번데기의 두꺼운 껍질 안에 실은 아름답고 가냘픈 새로운 모습의 생명체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우리 주위에는 번데기의 상태로 남아있는 아이디어들이 무수히 널려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나비처럼 스스로 번데기 껍질을 찢고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초라하고 묵은 아이디어의 허물을 벗기고 세상으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발명가의 몫이다. 잠자는 아이디어의 새로운 용도를 찾고 상품화하여 세상에 선보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바로 묵은 아이디어의 허물을 벗기고 아름다운 자태를 갖는 날개를 다는 작업이다. 허물을 벗은 아이디어는 번데기에서 나온 나비처럼 완전히 새롭고 한층 더 귀한 것으로 변신한다. 쓸모없이 잠자던 발명품과 아이디어도 이 '허물벗기'의 새로운 용도를 찾는 과정에서 놀라운 발명품이 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간단한 생활용품들에서 발견한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될 수 있는 예를 찾아보자.

주름 잡힌 빨대(Straw)에 대한 발명 역시, 잠자는 아이디어의 새로운 용도를 찾는 과정에서의 놀라운 발명품에 해당 되는 것으로 특히,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발명으로 결실을 맺은 것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또한, 많은 돈을 번 경우에 해당된다. 허리 디스크에 걸린 아들을 오랫동안 간호하던 어머니는 아들에게 약이나 우유 등을 먹일 때마다 고통스럽게 상반신을 일으키는 아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누운 채로 물이나 우유 등을 마실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고 꼿꼿한 빨대(Straw)를 꺾어서 우유팩에 꽂고 빨아보았으나 우유가 빨려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수돗가에서 빨래를 하다가 우연히 수도꼭지에 끼워져 있는 주름 호스에 시선이 머물렀다. "그렇다. 빨대(Straw)에도 주름을 잡으면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탄성을 지른 어머니는 주름 잡힌 빨대(Straw)로 아들에게 우유를 먹여보니 상반신을 일으켜 세우지 않고도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어 우유가 빨려 나왔다. 이를 본 주위 사람들이 특허출원할 것을 권유하였고, 어머니는 이를 특허출원하여 등록을 받았고 그 특허권을 음료 회사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



이렇듯이 우리 주변에 있는 간단한 생활용품들에서 발견한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복잡한 제품의 발명에 비해, 도리어 돈을 더 많이 버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주름 잡힌 빨대(Straw) 역시도 새로운 용도를 찾아 일궈낸 성공이다. 주름 호스가 번데기에 비유한다면 주름 빨대(Straw)는 호랑나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민만호 대전변리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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