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수질 보호철책 무단 개방했나’…1년 내내 시름하고 있는 ‘영동 물한계곡’

  • 전국
  • 충북

‘누가, 수질 보호철책 무단 개방했나’…1년 내내 시름하고 있는 ‘영동 물한계곡’

‘영동 물한계곡의 눈물’…무단 천막설치부터 단풍철 생뚱맞은 임산금지까지
공용주차장 바닥에 구멍 뚫기(?), 무단 천막설치 등 갈등…지쳐가는 물한계곡 주민들
주민들, “영동군은 왜, 먼 산만 바라보나, 지금이라도 관리해야”

  • 승인 2023-09-26 22:28
  • 수정 2023-09-26 22:44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KakaoTalk_20230926_170156155
'누가 무단으로 철책을 개방했나'...영동 물한계곡의 깨끗한 수질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철책'이 누군가에 의해 무단으로 개방됐다.일부 관광객들은 개방된 철책으로 들어가 비양심 행동을 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 곳곳이 1년 내내 시름하고 있다. 물한계곡은 봄엔 꽃이 예쁘고, 여름엔 물이 맑고, 가을엔 단풍이 멋있게 물들고, 겨울엔 눈꽃 정원이 펼쳐져 사계절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그러나 등산객 등 일부 관광객들 때문에 물한계곡의 청정 계곡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여름, 계곡 인근의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은 캠핑객들로 인해 오두막 바닥이 태워졌다. 또 계곡 내에서 삼겹살 파티와 머리감기 등 일부 관광객들의 무질서도 난무했다. 여름 피서객이 지나가고 단풍철이 다가왔지만 물한계곡은 비양심 관광객들로 인해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계곡 인근 주민들은 비양심 관광객들과 사계절 내내 갈등을 겪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 갑자기 내걸린 생뚱맞은 '입산금지' 플래카드는 주민들을 더욱 지치게 하고 있다. 특히 깨끗한 수질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철책'은 누군가에 의해 무단으로 개방됐다. 또 공용으로 써야할 주차공간은 비양심 등산 단체에 의해 바닥이 뚫릴 뻔 했고, '그들만의 천막'도 설치될 뻔 했다. 현재 물한계곡은 붉은 단풍으로 조금씩 물들어가고 있지만 일부 관광객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은 더욱 과감해 지고 있다. <편집자 주>

KakaoTalk_20230926_170029190_02
영동군이 출입금지 철책을 설치하기 위해 쇠줄로 소나무를 묶어놨다. 소나무는 쇠줄에 조여 결국 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출입금지인데'…누가 '출입금지 철책' 개방했나?



영동 물한계곡 가장 위인 상류지역에서 민주지산 옥소폭포까지 약 1.8km가량 '수질 보호 철책'이 쳐졌있다. 철책 설치는 자연생태 보전과 깨끗한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철책 내 계곡은 수질이 좋고 자연생태가 탁월해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영동군이 설치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개방된 출입금지 철책 안으로 들어갔다. 계곡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일부 단체 관광객들은 출입금지인 철책 안으로 들어가 음식물을 섭취했다. 철책은 물한계곡 상류지역 1.8km 구간에 설치됐다. 3곳의 철책 출입구가 있다. 그런데, 이 철책 3곳이 어는 순간, 모두 개방됐다. 철책이 개방되면서 일부 등산객들이 철책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비양심적인 행동을 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이 철책은 언제, 어떻게, 누가 개방했는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영동군이 개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한계곡 인근 주민 A 씨는 "물한계곡 상류지역은 자연생태가 좋아서 영동군에 철책 등으로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철책은 설치됐지만 누군가 철책을 무단으로 개방했고, 개방된 철책 안에서 일부 등산객들의 음식 섭취 등 무질서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30925_154413723
영동 물한계곡 상류지역 인근 마련된 '공용 주차장'...일부 관광객이 공용 주차장에서 천막을 치고 취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공용주차장 바닥에 구멍 뚫기(?)와 천막설치…주민과 등산객 '갈등'

영동 물한계곡 상류지역 큰 공터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주차장이다. 공용주차장은 관광버스 2~3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등산객들은 공용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한 뒤, 물한계곡을 따라 민주지산과 삼도봉 등산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일부 등산객들은 공용주차장에서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다가,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공용주차장 내에서 큰 천막을 설치했다. 또 천막을 고정하기 위해 바닥에 구멍까지 뚫다가 주민들과 다투기도 했다. 이들 관광객들은 '공용 주차장이기 때문에 천막 설치가 안 된다'는 주민 말을 듣고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B 씨는 "천막을 설치한 뒤, 출장뷔페까지 부르려고 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한계곡 공용주차장 관리가 얼마나 안 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라며 "영동군은 지금이라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공용 주차장뿐만 아니라 물한계곡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kaoTalk_20230926_170130452
영동 물한계곡 민주지산과 삼도봉으로 향하는 시작점에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사진제공: 민주지산 환경산림하천지킴이>
◆"단풍철인데, 생뚱맞은 '임산금지'는 왜 하나"…지쳐가는 상촌면 주민들

현재 물한계곡 인근 산인 민주지산과 삼도봉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가며 관광객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물한 계곡 인근 주민들은 해마다 '단풍 시즌'을 손꼽아 기다렸다. 주민들은 계곡 인근에서 식당과 민박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갑자기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내걸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산로 시작점에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내걸리다보니, 등산객들의 발걸음은 머뭇거리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영동 물한계곡 상류지역 한 사찰은 등산로 시작점이다. 이 사찰 입구를 지나야 민주지산이나 삼도봉을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사찰 입구에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플레카드 내용만 본다면 '입산을 하지 말아라'는 내용이고, 또 '민주지산이나 삼도봉을 오르지 말라'라는 얘기와 같다. 본격적인 버섯 철부터 이런 플래카드가 내걸렸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영동군 등이 민주지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송이버섯과 능이버섯 등을 보호하기 위해 플래카드를 걸었다는 게 주민들의 견해다. 물한계곡 인근 주민들은 가을 등산객의 입산금지로 상권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C 씨는 "수질보호 등을 위한 철책은 열어서 무질서한 관광객들은 단속하지 않고, 단풍철인데 '입산'을 금지하는 것은 어떤 속내냐"며 "영동군이 그때, 그때 '땜빵식 행정'을 펼치다보니, 스텝이 꼬이고, 꼬인 스텝은 주민들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3.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1.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2.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3.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4. [기고] '우리 시대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
  5. [인터뷰]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책임교육 통해 학생들의 나침반·든든한 동반자 될 것"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