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과일은 '그림의 떡'...저렴한 B급 상품 인기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고물가에 과일은 '그림의 떡'...저렴한 B급 상품 인기

물가 높은데... 과일 작황 좋지 않아 가격 더 높아
소비 포기하거나... 대안으로 못난이 제품 인기

  • 승인 2023-11-14 16:27
  • 수정 2024-02-06 09:18
  • 신문게재 2023-11-15 1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PYH2023110711150001300_P4
과일. 사진은 연합뉴스DB
대전 유성구 관평동에 사는 주부 강모(41)씨는 얼마 전 사과를 사려고 과일가게를 찾았다가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과일 가격이 너무 비싸 구매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강 씨는 "코로나19 이후 물가가 너무 올라 최대한 실속형 소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외식 물가도 올라서 가급적 재료를 사서 먹으려고 하는데 가격이 많이 올랐다. 특히 과일값이 계속 비싸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사과를 비롯해 일부 과일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2배가량 오르면서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에게 과일은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14일 통계청 기준 10월 물가상승률은 3.8%로 나타나면서 7월(2.3%), 8월(3.4%), 9월(3.7%) 이어진 3·4분기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상승이 둔화세를 보였던 2·4분기 4월(3.7%), 5월(3.3%), 6월(2.7%)보다 체감물가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요 가공식품 32개 품목 가운데 24개 품목이 전년 대비 가격 상승을 나타냈다.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도 절반이 넘는 13개였다.



물가가 오르면서 필수 소비 식품이 아닌 과일이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쉽지 않게 됐다. 여름철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병해충 기승 등의 피해로 재배면적과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금(金)과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급등한 사과, 배 등 다소비 품목들은 내년까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사과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후지) 도매가격은 10㎏에 5만∼5만4000원으로 지난해 2만7800원보다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 역시 이달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정도 줄어들어 가격이 전년보다 70%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딸기나 감귤 등 겨울철 과일도 본격 출하를 시작했는데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0일 기준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딸기 품종 장희 2㎏(특품) 도매가격은 평균 8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6만5000원)보다 30.8% 올랐다. 다른 딸기 품종인 설향 2㎏(특품) 가격도 8만2997원으로 전년 동일(6만8750원) 대비 20.7% 뛰었다. 감귤 3㎏(특품) 평균 가격은 6만2545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2만1490원)보다 3배 가까이 올랐다.

가격 폭등에 B급 농산물·못난이 농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트에서 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모양이나 크기 면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아예 못난이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정기구독 상품도 나오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상 기온으로 작황까지 좋지 않아 과일 가격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계 지출 부담이 크면서 과일 소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대안책으로 B급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