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시로 쓴 <버킷리스트> 발간

  • 사람들
  • 뉴스

나태주 시인, 시로 쓴 <버킷리스트> 발간

남아 있는 오직 하나/나의 꿈이라면/우리나라 사람 아닌 다른 나라 사람/그 가운데서도 젊고 어리고 순한 가슴을 지닌/다른 나라의 젊은 청춘들이/우리글 한글을 배워/내가 쓴 한글 시를/한글 그대로 읽어주는/것

  • 승인 2024-11-04 16:01
  • 수정 2024-11-04 16:02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나태주
‘내가 세상에 나와/해 보지 못한 일은/스키 타기, 요트 운전하기, 우주선 타기. 바둑 두기,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기/(그런 건 별로 해 보고 싶지 않고)//내가 세상에 와서/가장 많이 해 본 일은/책 읽기와 글쓰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컴퓨터 자판 두드리기, 자전거 타기,/연필 그림 그리기, 마누라 앞에서 주정하기,/그리고 실연당하기/(이런 것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하고)//내가 세상에 나와/꼭 해 보고 싶은 일은/사막에서 천막을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잠을 자기,/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테의 수기> 끝까지 읽기,/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그런 일들을 끝까지 나는 이룰 수 있을는지....)’

나태주 시인 -버킷 리스트-





49644215618.20240807170430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나태주 시인 -퇴원-



‘그래/네/생각만 할게.’

나태주 시인 -봄밤 1-



‘죽지 못해 사는 목숨입니다/죽기 위해 사는 목숨입니다/죽고 싶어도 죽어지지 않는 목숨입니다’

나태주 시인 -수족관의 물고기-



‘어찌하여 아침인데/노랑등불 들고 나오셨나요.’

나태주 시인 -달맞이꽃-



‘좋은 책을 많이 읽은 날은/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

나태주 시인 -책-



‘꽃들에게 인사할 때/꽃들아 안녕!//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해서는 안된다//꽃송이 하나하나에게/눈을 맞추며/꽃들아 안녕! 안녕!//그렇게 인사함이 백번 옳다’

나태주 시인 -꽃들아 안녕-



‘아직도 나는 세상에서/너보다 더 예쁜 꽃을/본 일이 없단다’

나태주 시인 -딸-



‘하느님/오늘도 하루/잘 살고 죽습니다/내일 아침 잊지 말고/깨워 주십시오’

나태주 시인 -잠들기 전 기도-

i9791170402770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그리고도 남은 날은/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나태주 시인 -사는 법-



‘많이 보고 싶겠지만/조금만 참자’

나태주 시인 -묘비명-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좋고/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니/더욱 좋다.’

나태주 시인 -좋은 날-



‘이만큼이라도 남겨주셨으니/얼마나 좋은가!//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얼마나 더 좋은가!’

나태주 시인 -감사-



‘저녁 때/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힘들 때/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외로울 때/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시인 -행복 1-



‘이제부터는 긴 터널을 지나야 한다//고통의 터널/적막의 터널/불만의 터널/회한의 터널//내가 나의 육신을 포기할 때까지’

나태주 시인 -80세 앞-



‘편안한 겨울/가득한 가을/고달픈 여름/초라한 봄날’

나태주 시인 -거꾸로 사계-



‘보아주는 이 없어서/더욱 아리따운 아낙이여.’

나태주 시인 -노을 1-



‘아직도 너를/사랑해서 슬프다’

나태주 시인 -이 가을에-



‘낳아주고/길러주고/가르쳐주고//그러고도 남는 일은//기다려주고/참아주고/져주기’

나태주 시인 -부모 노릇-



‘오늘도 열심히 죽어서 잘 살았습니다’

나태주 시인 -퇴근-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아내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 사람//내가 데려다주지 않으면 아내는/서울 딸네 집에도 가지 못하는 사람//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

나태주 시인 -완성-



‘오늘도/나를 위해 살게 하시고/그 삶이 넘쳐/다른 사람을 위해서도/살게 하소서.’

나태주 시인 -늙은 기도-

9791170402770_01
나태주 시인이 시로 쓴 버킷 리스트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루하루 삶이 꿈이고/순간순간 숨 쉬는 일이 기적이고/내가 누구를 그리워하고/누군가 나를 생각함이/이미 버킷리스트 그것인데/어찌 또 버킷 리스트가 있을까요?/하지만 나에게도 남아 있는 버킷 리스트가 있답니다/그것은 인도로 떠나고/뉴질랜드 가을을 보고/이과수폭포에 발을 담가 보는 게 아닙니다/노벨문학상을 준다면 거절하지는 않겠지만/그보다 더 크고도 시급한 버킷 리스트,/남아 있는 오직 하나/나의 꿈이라면/우리나라 사람 아닌 다른 나라 사람/그 가운데서도 젊고 어리고 순한 가슴을 지닌/다른 나라의 젊은 청춘들이/우리글 한글을 배워/내가 쓴 한글 시를/한글 그대로 읽어주는/것이랍니다/너무 그렇고 그런 꿈이라고요?/너무 허황된 꿈이라고요?/그래서 버킷 리스트 아닌지요!’

9791170402770_02
나태주 시인이 시로 쓴 <버킷리스트>를 발간해 화제다.

나 시인은 이 책에서 버킷리스트 1은 ‘내가 세상에 나와 해 보지 못한 일’,버킷리스트 2는 ‘내가 세상에 와서 가장 많이 해 본 일’, 버킷리스트 3은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 보고 싶은 일’로 나눠 썼다.

50여 년 동안 우리 곁에서 세상에 대한 '바라봄'을 시로 전해 온 나태주 시인, 이번에는 그가 시로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버킷 리스트를 독자에게 전한다.

2007년 교장 퇴임을 앞두고 췌장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겪었던 그는 "기적적으로 회복해 14년째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투병하며 첫날처럼 마지막 날을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단 걸 이해하게 됐다"며 “죽음 역시 삶 못지않게 소중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집 『버킷 리스트』는 이러한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바라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를 묶은 것으로, 독자가 그들만의 첫 문장을 다시 찾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을 함께 담아 전한다.

한편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나 시인은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4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그는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후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등 여러 권의 시집을 펴냈고, 산문집, 그림시집, 동화집 등 190여 권을 출간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시 ‘풀꽃’을 발표해 '풀꽃시인'이라는 애칭과 함께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소월시문학상,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윤동주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공주에서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설립·운영하며 풀꽃문학상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의원 후보군 릴레이 인터뷰] 15선거구 김창연 "주민 불편 가장 가까이서 해결"
  2. 대전시체육회 카누 김소현·조신영, 태극마크 획득 쾌거
  3. 천안시, 고용 부담 덜기 위한 1분기 소상공인 사회보험료 지원 신청받아
  4. 대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지역 축제로…'2026 책잼도시대전'
  5. 천안시, '장애인 생활밀착형 체육 서비스' 시동...건강 운동 비롯한 심리 상담 등 통합 서비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11] 다시 꺼내보는 4월의 序詩-불꽃은 언제나 젊게 타오른다
  2. 천안시, 벼 종자 발아율 완화에 따라 안정적 파종 현장지도
  3. 유성선병원, 무주군과 주민 건강증진 상호 협력체계 구축
  4. 최민호 세종시장 "행정수도특별법, 여당 단독이라도…"
  5. 6년만에 또다시 만취 음주운전 40대 공직자 법원서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또다시 단전위기 둔산전자타운…관리비 납부 갈등 봉합 `난항`

또다시 단전위기 둔산전자타운…관리비 납부 갈등 봉합 '난항'

전제자품 전문상가인 대전 둔산전자타운이 점포 입점상인 간의 관리비 징수와 집행 주체에 대한 갈등으로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기요금조차 납부하기 어려워 또다시 단전 경고장이 게시됐고, 주변 상권 역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 찾은 대전 서구 탄방동의 둔산전자타운은 입구부터 단전을 예고하는 안내문이 붙은 채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기요금을 오랫동안 연체한 탓에 1차 복도와 편의시설부터 단전을 시작해 2차 엘리베이터와 급수용 그리고 상가점포와 사무실까지 단전에도 납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건물 전체에 단전이 이뤄질 수 있..

영재고·과학고 의·치대 진학 감소세 "이공계 중시 정책 효과"
영재고·과학고 의·치대 진학 감소세 "이공계 중시 정책 효과"

영재고·과학고 학생들의 의·치대 진학률이 감소하고 있다.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함께 이재명 정부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 기조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재학교와 과학고를 졸업한 학생들의 의대 진학이 2024학년도 대비 2026학년도 42% 감소했다. N수생을 포함한 수치로, 2024학년도 167명에서 2026년 97명으로 줄었다.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난 2025학년도엔 157명이 의대에 진학했..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은 오랜 시간 지역 문화예술의 뿌리 역할을 해왔지만, 도시 확장과 함께 문화 인프라가 신도심으로 이동하며 점차 활력을 잃어왔다. 공연장과 전시시설, 문화공간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역시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대전시가 원도심의 역사성과 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도시재생과 예술을 결합한 '3대 특화 문화시설' 조성을 통해 원도심을 다시 문화 중심지로 복원하고, 일상 속 문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이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 대전 도심을 푸르게 대전 도심을 푸르게

  •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