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교과서 지위 변경보다 중요한 것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AI 교과서 지위 변경보다 중요한 것

  • 승인 2024-12-17 17:55
  • 신문게재 2024-12-18 19면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관련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를 넘어섰다. 당장 내년 3월 학교에 도입하는데 여야 입장은 끝까지 달랐다. 법적 교과서이니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당, 소프트웨어에 교과서 지위 부여는 부적절하다는 야당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렸다.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으니 방향은 뻔하다. 학교장 재량으로 선택적으로 사용 가능한 일종의 참고 자료로 시작하게 됐다.

이 같은 결론은 11월 28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과용 도서(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한다는 개정안이 통과하기 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교과서 지위로 개발 검증돼 준비해 왔던 교육부로서는 허탈한 일이다. 지금의 혼란스러움보다 본질적인 사안이 있다. 효과 있고 의미 있는 학습 경험으로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여야 할 진짜 계획이 뒤로 밀려나 있었다는 점이다.

단편적으로 보면 교육 공약에 집착해 서두른 결과가 지향점까지 잃게 한 측면이 있다.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전환점에 맞춰 '잠자는 교실'을 깨운다는 의욕이 다소 앞섰던 건 사실이다. 디지털 과의존이나 학생 문해력 저하 대책 역시 부족했다. 교육 효과 검증 미비를 포함해 교원 연수 참가 교사의 94%가 반대한 이유까지 곱씹어봐야 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단계적 도입과 속도 조절을 건의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도입·안착에는 사회적 동의도 필요하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대로 실시할 때도 문제다. '교육자료'부터 선택적으로 시작하면 한동안 교육격차의 새로운 도구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검정 공고를 낸 시점이 작년 8월이다. 교과서 선정이나 활용 연수를 거쳐 내년 신학기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엔 어차피 무리가 있었다. 단순히 종이책을 버리는 게 아닌 교육 시스템의 일대 전환이 동반되는 일 아닌가. 이렇게 된 이상, 학습효과 불확실 등 반대 여론도 경청하면서 'AI 교과서'가 되기 위한 더 충분한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