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둔 튀김 찌꺼기서도 불 난다…대전경찰·소방 합동실험서 확인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모아둔 튀김 찌꺼기서도 불 난다…대전경찰·소방 합동실험서 확인

대전경찰과 소방 첫 합동재현실험 통해 밝혀…모아두지 말고 폐기 당부
찌꺼기 담은 플라스틱 용기 1시간 30분 뒤 불…온도 455도까지 치솟아

  • 승인 2024-12-26 16:47
  • 신문게재 2024-12-27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치킨찌꺼기 발화
대전경찰, 소방 합동 재현 실험 과정 중 쌓아둔 튀김 찌꺼기에서 60분 후 흰 연기가 나기 시작해 불꽃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1. 지난 5월 7일 오전 5시 6분께 대전 중구의 한 치킨집에서 치킨 '튀김 찌꺼기'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점포 주방의 튀김 찌꺼기 수거함에서 탄화흔적이 관찰되고 수거함 용기 내부 탄화물은 전부 튀김 찌꺼기로 확인됐다. 업주는 점포 운영시간 중 발생한 튀김 찌꺼기를 수거함에 넣어 두고 오전 3시께 퇴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거함에 쌓인 고온의 찌꺼기에서 산소와 결합하는 산화 반응(열 발생)이 일어나 튀김 찌꺼기 성분인 밀가루의 발화점(180~200도)에 도달해 발생한 화재로 추정했다.

#2. 앞서 4월 25일 오전 3시 14분께 서구의 한 치킨 가게에서도 주방 내부 튀김 찌꺼기를 모아놓은 플라스틱 통에서 화재가 났다. 업주는 발화지점에 새벽 1시께까지 닭을 튀기고 남은 찌꺼기를 플라스틱 통에 모아 놓았다고 진술했다. 튀김 찌꺼기 통에 한정해 연소가 진행된 점으로 볼 때 닭을 튀기고 남은 찌꺼기를 모아놓은 통에서 튀김 찌꺼기와 기름이 산화되며 발생한 열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모아놓은 튀김 찌꺼기에서도 자연 발화에 의해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합동재현 실험을 통해 화재 발생 위험성을 확인한 대전경찰과 소방은 찌꺼기가 나올 때마다 모아두지 말고 즉시 폐기할 것을 당부했다.

대전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화재감식팀과 대전소방본부 화재조사팀은 화재 당시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만든 뒤 2회에 걸쳐 재현 실험을 한 결과, 조리 후 모아놓은 튀김 찌꺼기에서 자연발화가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튀김 찌꺼기에 있는 기름 성분과 산소가 만나 열기가 축적되고, 온도가 상승하면서다. 이후 불꽃 없이 연기가 발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튀김 찌꺼기를 담은 플라스틱 용기가 열에 의해 변형되면서 불이 붙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실험에서 경찰과 소방은 치킨집에서 여러 번 사용한 기름과 튀김 찌꺼기를 얻어 37ℓ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용기에 튀김 찌꺼기를 1/3~2/3 가량을 채운 뒤 실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시작 1시간 후에 용기의 온도가 240도까지 올라 하얀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분이 지난 뒤 온도가 380도로 치솟으며, 연기가 많이 나고 플라스틱 용기 하부가 녹는 것이 관찰됐다. 실험 시작 약 1시간 30분여 만에 용기의 녹은(용융) 부분에서 불꽃(유염 착화)과 함께 화재가 확산 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때 용기의 온도는 455도였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전지역 치킨집 등 튀김 요리 업소에서는 총 1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대부분 찌꺼기에 의한 자연발화로 의심은 되지만 그간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이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과 소방은 화재 예방을 위한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대전요식업협회와 튀김 요리 업주들에게 위험성을 알려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협조를 구했다.

장성윤 대전경찰청 형사과장은 "이번 실험을 통해 주로 건조한 가을과 겨울철에 튀김 찌꺼기에서 자연발화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튀김 요리 업소에서는 조리 후 튀김 찌꺼기를 바로 폐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4.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5.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헤드라인 뉴스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것이 유력해지면서 충청권은 곁다리 투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두 기업이 막대한 고용창출 등이 기대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이 아닌 AI데이터센터 건립으로 기우는 모양새인데 이럴 경우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총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인 두 기업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려면 충청권에도 생색내기 용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치권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