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재난 대응의 시작, 호우 긴급재난문자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재난 대응의 시작, 호우 긴급재난문자

장동언 기상청장

  • 승인 2025-05-06 13:36
  • 신문게재 2025-05-07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장동언 기상청장
장동언 기상청장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현상이 우리의 일상에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한여름의 집중호우는 더 갑작스럽고 거세졌으며, 정확한 예측에 어려움이 있는 국지성 강한 호우는 도심 침수, 산사태, 교통마비 등 다양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충남권에도 여름철에 시간당 50㎜를 넘는 강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불과 한 시간 만에 도로와 하천이 잠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연 강수량은 평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일강수량, 즉 하루 동안 내리는 비의 강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충남 서산의 경우, 최근 30년 사이 일강수량이 200.0㎜ 이상인 해는 274.5㎜의 비가 내린 1999년을 포함해 5번이지만, 2022년 209.6㎜, 2023년 208.1㎜, 2024년 221.8㎜로 최근 3년간 일강수량이 20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러한 기후통계자료는 집중호우의 강도가 최근 눈에 띄게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강도 높은 집중호우가 내리게 되면 도로 침수, 하천 범람, 주차장 및 지하공간 침수 등으로 이어지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집중호우는 예측과 대응 모두에 어려움을 주며, 빠르게 전개되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빠른 경고와 신속한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사전에 미리 위험을 알려 개인의 위기 대응을 지원하는 실시간 경고 시스템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것이 '호우 긴급재난문자'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1시간 동안 50㎜의 비가 오고 동시에 3시간 동안 90㎜의 강수량이 기록된 경우나, 1시간에 72㎜의 비가 온 경우 기상청이 해당 지역 주민에게 문자로 재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강한 경고음을 동반해 위기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한다. 2023년 수도권 지역에 처음 도입됐고, 작년에는 경북권과 전남권으로 확대되어 운영되었다.

2023년 8월 7일, 수도권 곳곳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을 당시, 기상청은 오후 7시 22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지역 주민들에게 '인천 연수구 송도3동 인근에 시간당 50㎜ 이상 강한 비가 내려 침수 등 우려, 안전 확보를 위한 국민행동요령 확인 바람'이라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당시 인천 연수구와 부평구 일대에서는 일부 도로와 주택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빠른 경고와 주민들의 신속한 대응이 피해 최소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례에 힘입어, 대전지방기상청도 올여름 호우 긴급재난문자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 강한 호우가 쏟아진 지역에 읍·면·동 단위로 상세한 재난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다. 대전·세종·충남의 특정 지역에서 1시간 동안 50㎜ 이상의 비가 오고 동시에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을 기록하면, '인근 50㎜/h 이상 강한 비로 침수 등 우려'와 같은 구체적인 안내가 포함된 문자가 전송된다.

작년 7월, 충남 논산에서는 시간당 84.0㎜의 강한 비로 오피스텔이 침수됐고,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안에 고립된 시민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번 여름에는 충남권에서 시범 운영되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작년과 같은 집중호우 발생 시 시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위험으로부터 사전에 대비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기후는 더 이상 특별한 상황이 아니며, 집중호우, 폭염 등은 점점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재난 대응은 준비된 시스템을 통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국지적인 위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술을 통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위험 정보를 전달하여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줄 것이다.

많은 비가 예보된 날, 도심 한복판에서, 하천 인근에서, 출퇴근길 위에서… 한 통의 문자가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알림이 되길, 변화하는 날씨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작지만 강력한 수단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단양군엔 3억6000만원 내라면서…105억 발전소 수익은 감춘 한국수자원공사
  2. 대전역세권 복합2-1개발 무산 수순... 전략 재정비해야
  3. 가을빛 물든 탑정호, 음악으로 하나 되다… ‘제3회 육군병장 전국가요제’ 성료
  4. 수사권 개편에 인력 몰아놓은 대전경찰… 생활치안 균형 ‘시험대’
  5. 충주시, 내년 생활임금 13.5% 인상…시급 1만 2630원
  1. 글로컬대학 ‘통합’ 곳곳서 난항… 충남대·공주대 사업 향방은
  2. 농어촌 기본소득 내년 35개 군으로 확대되는데… 전산시스템 부재는 여전
  3. [한성일이 만난 사람]임영진 (주)로쏘 성심당 대표
  4.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5. 세종시 복싱의 간판 '장동환', 29일 아시안게임 결승 정조준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이 사실상 오는 12월 정기국회 막바지, 예산 정국 아래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여 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야당이 10월 국정감사 이후 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달 말 회의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일정을 둘러싼 여·야 간사 간 협의가 끝내 매듭을 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10월 국감에 앞서 이달 29~30일 회의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감 이후인 11월 개최를..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길었던 11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이글스가 사실상 멀어진 가을야구 대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점검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신인과 퓨처스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올 시즌 뚜렷한 주인을 찾지 못한 중견수 등 취약 포지션의 해법을 찾는 것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하며 11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55승 76패 4무로 9위에 머물며 5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남은 경기의 초점은 승수..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수술 자체 충족률'이 전국 5대 권역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충청 소재 병원이 아니라 수도권 병원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비수도권 암 환자 중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 역시 충청권이 가장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28일 제공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10대 암 수술 자체 충족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대장암과 폐암, 위암, 간암 등 10대 암 수술의 자체 충족률은 서울 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

  • 막바지 귀경길 막바지 귀경길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