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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
8일 대전선관위에 따르면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5월 29~30일 이틀간 지역 83곳에서 시행된다. 이 중 학교는 초·중·고교 16곳, 전체 19% 비율로 지난 22대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3곳 줄어 행정복지센터 등으로 대체됐다. 6월 3일 학교 투표소는 207곳으로 전체 363곳 중 절반이 넘는 비중이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땐 362곳 중 학교가 210곳이었다.
통상 투표소는 학교, 읍·면·동사무소 등 관공서, 공공기관·단체 사무소, 주민회관 등 선거인이 투표하기 편리한 1층에 우선 설치된다. 투표소가 1층에 없을 땐 승강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있어야 하며, 교통 접근성이 좋은 적정규모 장소가 선정 기준이 된다.
선관위는 각 투표소 현장실사를 통해 접근성이나 장애인 경사로 등 점검을 실시한 후 건물 소유주나 관리자로부터 사용 승낙서를 받는 절차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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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의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 장소 사용 협조요청 공문. /대전교육청 제공 |
교육계는 선거라는 국가적 차원의 명분이 있어 안전 관리를 하며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직선거법에도 학교·관공서·공공기관·단체가 선관위의 투표소 장소사용 협조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을 땐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명시돼 강제성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소가 설치되는 학교에 재량휴업일 지정·운영을 요청하고 있지만, 휴업은 학교장 재량에 맡겨져 학사 일정이 빠듯할 땐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사전투표소는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도록 통합선거인명부 사용을 위한 선거전용통신망을 갖춰야 하고, 3차례 시험운영 기간까지 공간을 내줘야 하므로 사실상 학사 일정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학교는 투표소 대관 시 외부인이 교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혹시 모를 안전사고 걱정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2023년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진 것을 비롯해 충청권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투표가 평일에 실시되면 동 시간대 교내에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있어 더욱 우려가 깊다.
이런 상황 속에 경찰은 지역 83곳 사전투표소에 경비인력을 2명씩 배치하고, 학교 16곳엔 기동순찰대 약 56명을 추가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전선관위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례적 조치다. 선관위도 각 사전투표소에 2명씩 배치되던 안내 요원을 1명 추가해 3명씩 배치한다.
지역 교육계는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은 "과거에는 투표할만한 번듯한 공간이 학교밖에 없었지만 요즘엔 활용시설이 많기 때문에 교육 공간 보호를 위해서라도 학교보단 공공기관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대관 시엔 관행에서 벗어나 실외 간이시설을 설치하는 등 선거인을 학생 동선과 적극 분리시켜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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