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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
14일 지역대와 의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1학기 성적이 나오는 8~9월 의대생 유급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 24·25·26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 사태가 현실화 된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 1만9457명 중 8305명이 유급, 46명이 제적 통보를 받았지만 이 중 실제로 유급이 확정된 인원은 3개 대학 853명에 불과하다. 대다수 대학은 최종 학적 처리를 학기 말 또는 학년 말에 진행하기 때문이다.
건양대 의대는 학년별 성적 발표 시점이 달라 8월 초께 유급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복귀 이후 수업을 재개해 제적은 피했지만, 일부 학생들이 시험지를 백지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관계자는 "성적 확정 전까지는 추가 시험 등을 독려해 유급을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24·25학번이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가능한 한 승급을 시켜 내년 트리플링 사태를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 역시 일부 의대생들의 학사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아 최종 성적 발표는 9월 초가 될 전망이다. 국립대인 만큼 교육부 지침 없이 학사 유연화를 먼저 언급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와 함께, 15일 예정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와 의대 학장 간 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의대협회는 7월 12일 국회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낸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휴학에 들어간 지 1년 5개월 만이다. 이들은 "학사일정 정상화를 통해 의대생들이 교육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방학이나 계절학기 등을 활용해 정상적인 교육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학사 유연화나 특혜 요구는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간 "학사 유연화는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던 교육부도 14일 정례 브리핑에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차영아 교육부 부대변인은 "학사 유연화 여부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면서 "복귀 시기와 방법 등은 대학학사 일정과 교육여건, 의대교육 과정의 특성을 고려해 실제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과 관계부처와의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복귀 관련 의대 정상화 공을 대학에 넘겼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학칙을 변경하고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준비도 해야 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유급될 것 같으니 복귀 길을 열어달라는 압박으로 느껴진다"면서 "이미 1학기에 복귀해 수업과 시험을 이수한 학생들과 형평성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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