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20일 뒤 발견된 모자 왜?…사회 단절된 채 수개월 생활고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사망 20일 뒤 발견된 모자 왜?…사회 단절된 채 수개월 생활고

지난 5월 동 행정복지센터에 긴급복지 지원금 신청
집 가압류 될 정도 수천만원 빚 시달린 것으로 추정

  • 승인 2025-07-14 17:28
  • 수정 2025-07-14 18:41
  • 신문게재 2025-07-15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50714152407
사진 출처=중도일보 DB
대전 서구 가정집에서 숨진 지 20여 일만에 발견된 모자(母子)는 사회와 단절되고 수개월 간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관리비 연체로 지난 5월 긴급생계 지원금을 신청해 급한 불은 껐으나 막대한 채무를 안고 있었고 이웃, 가족 간 왕래도 없어 뒤늦게 발견된 것이다.

14일 대전서부경찰서와 서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서구의 한 아파트 가정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자 A(60·여)씨, B(38)씨는 올해 3월부터 3개월간 관리비를 체납해 단전·단수 독촉장이 날아왔을 정도로 상당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는 자가였고 이들만 거주했다. 평소 지병이나 장애는 없었고 모두 무직 상태였으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 어려움에 지난 5월 7일에 A씨는 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지자체에서 3개월간 저소득 위기 가구를 지원하는 '긴급복지생계 지원금'을 신청했다. 이후 같은 달 9일에 한 달 치인 120만 원을 받았고 6월 초와 7월 초에도 지원금 지급이 이뤄졌다. 긴급복지 지원금 신청 당시 동에서 기초생활수급 의사를 물었으나, A씨는 "아들이 구직활동 중"이라는 이유로 신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 확인 결과 이들은 올해 처음으로 긴급복지 지원금을 신청했는데, 어떠한 이유로 올해 초부터 가계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 됐던 것으로 짐작된다.

A씨는 다음 달인 6월 초에 지자체에서 지원받은 금액으로 밀렸던 관리비를 지불했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와 폐쇄회로(CC)TV 자료를 살펴봤을 때 이들이 6월 중순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엄청난 채무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천만 원의 카드빚 등 막대한 채무로 6월 중순께 아파트 가압류에, 집 매매 가격에 버금가는 근저당이 잡혔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이 둘의 시신은 지난 7월 9일 오후 4시께 관리소 직원이 순찰 도중 해당 세대에서 심한 악취가 나고 인기척이 없어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견됐다.

해당 아파트는 복도식 아파트로 해당 세대의 주변 집들 역시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인 데다, 병원에 오래 입원 중인 주민이 거주해 이웃 간 소통도 없어 주변인들이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관리사무소 측의 설명이다. 경찰의 시신 부검 결과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집에 외부인 침입도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20여 일간 가족의 왕래도 없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초생활수급과 달리 긴급복지 생계지원은 규정상 '선 지급, 후 조사'다. 지원받는 3개월간 지자체에서 가정 방문을 하거나 소비 내역 확인 등은 하지 않다 보니 동에서도 사망 사실을 알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여 진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가 복도식이고 해당 세대가 꼭대기 층이다 보니 관심을 갖지 않으면 주민들이 냄새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거나, 바깥에서 나는 냄새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라며 "관리사무소에서도 아파트 전체 세대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시신 발견 당시 날이 엄청 덥다 보니 부패에 악취도 심했고 이후에 이 집이 빚이 많았다는 걸 알게 됐는데, 언제 발견된 것을 떠나 매우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도소 실탄 관리부실 논란… 이전 사업까지 우려목소리
  2. 민선9기 대전시 인수위, 이장우표 "일류경제도시' 도마 올린다
  3. 충남대·공주대, 규제 걷어내고 대학혁신 실험대에
  4. 충남대병원, 3년 내 새병원 예타 통과 목표…"머뭇거릴 수 없다"
  5. 오석진 교육감직 인수위 15일 출범…전문성·실행력 갖춘 진용 꾸리나
  1. [건강] "아프다" 말 못 하는 치매 어르신… '치과' 문 연 노인병원의 도전
  2. [기고] 반복되는 한화 폭발사고, 이제는 안전문화로 답해야 한다
  3. 중징계 의결 사안 놓고 대전교육청·노조 갈등… 16일 면담
  4. 한화에어로, 안전문화혁신위 출범… 반복 사고 우려는 여전
  5. 김운장 제주 신신호텔 그룹 회장, 제9대 대학야구연맹 회장 당선

헤드라인 뉴스


대전 바이오특화단지 용두사미되나… 2년째 손놓은 정부

대전 바이오특화단지 용두사미되나… 2년째 손놓은 정부

대전시가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로 지정된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특화단지 청사진 제시는 고사하고 관련 예산 역시 전무, 사업 추진 의지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권역별 바이오사업 산업 육성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정부 당초 계획이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15일 대전시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2024년 6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전국 5개 바이오 특화단지에 대한 육성사업을 추..

`e스포츠 황제` 페이커, 대전에 뜬다…MSI 2026 향한 전 세계 팬들 시선 집중
'e스포츠 황제' 페이커, 대전에 뜬다…MSI 2026 향한 전 세계 팬들 시선 집중

세계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이 대전에 온다. 국내·외 수많은 e스포츠 팬들의 우상인 이상혁이 소속팀 T1과 함께 오는 28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개막하는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출전하게 되면서 개최도시인 대전이 들썩이고 있다. 세계 최고의 e스포츠 스타가 대전 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전은 축제 분위기다. 소속팀인 T1은 14일 강원 원주 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 로드 투 MSI 최종전에서 젠지 e스포츠를 세트 스코어 3대2로 꺾고 LCK 2번..

조치원 軍 통합비행장 차일피일… 주민 소음 피해 보상금만 1억원
조치원 軍 통합비행장 차일피일… 주민 소음 피해 보상금만 1억원

<속보>=세종시가 지난 4년간 조치원 군(軍) 비행장 소음 피해 주민들에게 1억 원에 육박하는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2025년 완공 예정이던 조치원·연기 비행장 통합 이전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진 상황인데, 보다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통해 주민들의 소음 불편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세종시가 제공한 군 비행장 소음 피해 보상금 현황을 보면, 시는 최근 4년간 연평균 2400여만 원씩 1억 원에 가까운 보상금(전액 국비)을 해당 주민들에게 지급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엔 107명에게 266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