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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구 (사)대전시컨택센터협회장 |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국가의 수장을 뽑는 행위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회가 어떤 가치를 선택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집단적으로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우리는 매번 선거철이 다가오면 분주한 정치인들과 복잡한 미디어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메시지를 접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누가 가장 나은 리더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왜 우리가 투표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다. 대선은 우리 각자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내가 무엇을 중시하고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를 선택하는 절차다. 선거에 대한 냉소나 무관심은 늘 존재하지만, 그 무관심은 결국 나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우리는 대선을 단지 정치인의 잔치로 바라보지 말고, 한 명의 국민이자 유권자로서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중요한 행위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지도자는 첫째, 정직해야 한다. 국민과의 신뢰는 정치의 기반이며, 지도자가 거짓말을 일삼거나 말 바꾸기를 한다면 그것은 곧 공동체 전체의 신뢰 붕괴로 이어진다. 둘째, 공감 능력이 있어야 한다. 사회는 다양한 계층과 목소리로 구성되며, 지도자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고통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삶에 진심으로 귀 기울일 수 있는 감수성은 정치인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 덕목이다. 셋째, 결단력과 책임감이 요구된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와, 그 결정의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는 자세는 진정한 리더십의 기준이다. 넷째, 비전과 실천 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이상적인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국민과 협력하며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은 리더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실질적 역량이다.
이러한 리더를 선택하기 위해선 유권자의 책임도 매우 크다. 유권자는 단지 '찍는' 존재가 아니라, 그 정치인이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동적 주권자여야 한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을 기록하고 비교하며, 선거 후에도 그 공약이 이행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태도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시민의 역할이다. 최저임금, 출산 정책, 연금, 교육과 의료, 기후와 환경 정책까지 모두 정치의 영향력 아래 있다. 그리고 그 정치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유권자의 한 표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내가 어떤 사회에 살고 싶은지를 밝히는 선언을 한다. 만약이 부족하거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 과감히 거르고, 원칙과 책임을 갖춘 사람을 지지해야 한다. 결국 정치는 국민 수준을 넘지 않는다. 좋은 정치는 좋은 유권자가 만들며, 좋은 지도자는 깨어 있는 시민이 키운다. 이제 우리는 또 한 번 선택의 문 앞에 서 있다. 투표는 의무이자 권리이며, 동시에 희망이다.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올바른 기준과 태도로 이 선거에 임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단지 5년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세대가 살아갈 사회의 기초를 세우는 일이다. 정치가 멀리 있다고 느껴질 때일수록, 우리는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참여 없는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이제,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직접 선택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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