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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간진열대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파레트 랙 시스템' 전문업체다. 유호기 대표는 물류창고 등 내부 공간 설계를 위해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김흥수 기자 |
진열대라고 하면 흔히 창고 한구석에 놓인 철제 선반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유호기 (주)공간진열대 대표는 진열대 하나에도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설계와 배려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단순 조립형 앵글 제작으로 시작해 현재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파레트 랙 시스템(Pallet Rack System)' 전문업체로 성장한 공간진열대. 최근 수도권은 물론 영·호남까지 전국 각지 물류센터에서 진열대 설치 의뢰를 받는 빈도가 늘고 있다. 유호기 대표는 "공간진열대는 공간과 사람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는 업체"라고 소개한 뒤 "특히 물류센터의 경우, 창고 공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업무 효율이 달라지고, 이는 해당 기업의 수익으로 직결된다"고 했다. 중도일보는 유 대표를 만나 기업 성장배경과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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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간진열대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파레트 랙 시스템' 전문업체다.사진은 진열대 설치가 완료된 물류센터 창고 모습. /공간진열대 제공 |
"그때는 그냥 형님, 동생하고 부르던 친한 지인들의 부탁으로 앵글 조립만 했는데, 점점 큰 물류창고에서 진열대 설치를 의뢰해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대규모 파레트 랙 사업까지 오게 됐습니다."
파레트 랙은 쉽게 말해 물류센터나 창고에서 물품들을 적재하는 진열대로 보면 된다. 하지만 같은 공간이라도 설계와 지게차 동선에 따라 물류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수천 개의 파레트를 적재하고, 삼방향 지게차(좌우 회전이 가능한 지게차)를 이용해 동선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공간진열대만의 경쟁력이다.
유 대표는 "물론 경우마다 다르지만, 저희는 물류창고 설계 단계부터 작업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건축설계사도 나름대로 공간 활용 계획이 있겠지만, 가끔 포스트 기둥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100개, 200개의 파레트가 덜 들어갈 수 있어요. 물류창고에 많은 제품을 보관하지 못하면 업체에는 큰 손해 잖아요. 그래서 클라이언트가 요청할 경우, 물류 동선 등을 고려해 진열대 기둥 간격까지 설계에 참여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반영해드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 대표에게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개념이 아니다. 진열대 기둥 위치 잡는 것 하나부터 지게차 동선, 심미적 요소인 인테리어까지 모두 적재적소로 설계해야 그 가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는 "공간진열대는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업체"라며 "작업자들의 동선을 고려한 설계로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같은 공간에 물품이 최대한 많이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해 클라이언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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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간진열대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파레트 랙 시스템' 전문업체다. 사진은 직원들이 진열대 설치하고 있는 모습. /공간진열대 제공 |
유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너무 잘 되면서 저희도 덩달아 바빠졌죠. 특히 무인매장으로 아이스크림점, 애견용품점, 문구점 등에서 인테리어와 진열대를 설치해달라는 의뢰가 쇄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전국 각지에 400~500개 매장을 오픈한 무인 아이스크림 브랜드와는 초창기부터 협업해 인테리어와 진열대 세팅, 냉장·냉동고, CCTV 설치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왔다. 그는 "창업 초기 공실 매장에 들어가 설계부터 집기 배치, 인테리어까지 해드렸는데, 그분들이 사업이 잘 돼서 지금도 전국 곳곳의 초기 매장 세팅을 저희에게 맡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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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간진열대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파레트 랙 시스템' 전문업체다.사진은 진열대 설치가 완료된 물류센터 창고 모습. /공간진열대 제공 |
"그날 새벽, 국과수 검식이 끝나자마자 대기하고 있다가 지하로 내려가는 출입구 15곳에 차단문을 설치했습니다. 그때 현대아웃렛 측 고위 관계자가 저희에게 고마움을 느꼈는지, 화재가 난 창고 정리까지 맡겨주셨습니다."
당시 지하에 물류창고에 있는 진열대 중 절반가량만 재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다. 화재로 불탄 일부 진열대는 철거 후 폐기하고, 사용 가능한 진열대는 깨끗이 닦아 재설치하는 복구작업이었다. 유 대표는 직원들과 차량용 스팀 세차기까지 동원해 그을음과 재를 닦아가며 세심하게 정리했다.
"사실 본사에서 직접 업체를 컨택해서 처리할 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차단문을 설치해 준 저희에게 기회를 준거죠."
이런 이유로 유 대표는 돈보다는 사람과의 관계, 즉 신뢰가 중요하다고 늘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돈만 보고 하면 일이 끊기더라고요. 직원들한테도 항상 클라이언트에게 '잘 됐다, 고맙다'라는 소리 듣고 나오라고 잔소리를 하죠. 그러면 그분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주고 또 다른 일거리가 저희에게 찾아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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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간진열대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파레트 랙 시스템' 전문업체로, 진열대 및 집기부터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유호기 공간진열대 대표가 시공한 꽃가게 모습. /공간진열대 제공 |
유 대표는 "기성품에 맞춰 공간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의 요청에 맞춰서 실내 공간을 설계 및 제작하는 게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며 "목재장, 쇼케이스, 전시용 집기부터 소형 인테리어까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춤 제작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부인도 사업에 참여해 실내 인테리어 전문업체 '공간'을 설립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는 부인과 직원들이 실내 인테리어 면허 취득을 준비 중으로, 여성기업 인증을 통해 더 큰 성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끝으로 유 대표는 "여성기업으로 인증받으면 관공서나 공공기관으로부터 공사를 수주받는 데 도움될 것 같고, 와이프의 세심한 감각이 커피숍 같은 소형 매장 인테리어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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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간진열대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파레트 랙 시스템' 전문업체다. 유호기 대표는 물류창고 등 내부 공간 설계를 위해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김흥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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