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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주기 단양 곡계굴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 |
이번 위령제는 곡계굴 유족회(회장 조병규)의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유족과 지역 주민, 군 관계자, 시민사회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참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는 한국무용단의 추모공연을 시작으로 위령제와 추모식 순으로 진행됐다.
곡계굴 사건은 1951년 1월 20일, 한국전쟁 중 피난 중이던 주민 360여 명이 인민군으로 오인되어 미군의 네이팜탄 공중폭격과 기총사격을 받아 희생된 비극적인 사건이다. 당시 희생자 가운데 19세 이하의 미성년자가 약 62%에 달했으며, 여성 피해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2008년 5월 2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희생자 167명을 결정했고, 무차별적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 집단 희생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후 단양군은 2020년 곡계굴 입구에 위령비를 건립하고, 매년 추모행사를 열어 오고 있다. 또한 2022년에는 충청북도와 단양군이 협력해 곡계굴 일대에서 유해 발굴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습된 51구의 유해는 현재 세종시 '추모의 집'에 안치되어 있다.
유족들은 이날 위령제에서 "곡계굴 참사는 단순한 전쟁 피해를 넘어선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국가가 희생자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실질적인 배상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 관계자는 "곡계굴의 비극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극복해야 할 역사적 과제"라며 "유족의 명예 회복과 사건의 교훈이 평화의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단양=이정학 기자 hak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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