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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
과거에는 정부나 전문가가 나서서 모든 걸 해결해주기를 바라곤 했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바로 우리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대전사회혁신센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가 바로 '사회혁신'이다. 사회혁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을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시도다.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넘어,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실험하며 꾸준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협력의 과정이다.
사회혁신의 첫걸음은 무엇보다도 시민 한 분 한 분이 참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행정기관이나 지역 기업,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주민들, 골목길 가게 주인들, 그리고 우리 지역의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주변과 연결되어 작은 시도들을 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이다.
대전사회혁신센터는 충남대, 한남대 및 지역 기업들과 함께 '지·산·학 협약'을 맺어 청년들이 주도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돕기 위한 실천적인 기반을 마련했고 앞으로 지역의 타 대학교와도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청년 인재들이 현장에서 직접 지역 문제를 탐색하도록 돕고, 대학의 연구 자원과 기업의 인프라를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며, 시민과 전문가가 손을 맞잡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갈 유기적인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대학교와의 협약이 바로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지·산·학 협력은 시민들의 활동이 더욱 폭넓고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 필요한 자원들을 연결해주며, 때로는 작은 실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구조일 뿐이다. 진정한 변화는 더 많은 동네 주민들, 골목길 상인들, 그리고 지역의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주체적 참여가 지역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심어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고 삶에 반영되는 경험은 지역에 대한 깊은 애착을 느끼게 하고, 우리가 이 도시에 머물고 싶은 이유와 이야기를 만들어 준다. 사회혁신은 단순히 문제 해결 도구가 아니라, 지역과의 감정적인 연결을 맺어주고 실질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아름다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회혁신은 이 사회에서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우리의 도시와 공동체가 지속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사회는 '위에서 내려오는 정책'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고, 연결되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려는 따뜻한 의지에서 출발한다. 행정은 그 움직임을 지원하고, 기업과 대학은 소중한 자원과 지식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멋진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대단한 혁신가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동료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이야기나 복잡한 시스템이 아니라, 옆 사람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따뜻한 관심, 내 주변의 문제를 함께 바라볼 용기, 그리고 작지만 진심을 담은 실천이다. 사회혁신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그리고 더 이상 '누군가 해야 할 일'도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동네, 이 골목, 이 도시에서 시작하면 된다. /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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