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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8일 김태흠 지사가 외자유치 합동 협약식에 참여한 모습. |
충남도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민선8기 외자 유치 투자협약 현황은 총 34건으로, 총 금액은 39억 달러(한화 5조 2841억 원)다.
이는 민선7기 동안 45건의 투자협약을 맺은 데 비해 건수는 적지만 투자금액은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 민선6기와 비교했을 때 역시 투자금액은 5배 이상 늘었다.
도는 민선8기 내 목표한 50억 달러 외자 유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투자가 이뤄져 공사 중이거나 가동 중인 곳은 18곳, 20억 6400만 달러에 불과해 실제 알려진 39억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준비단계에 머물러 있는 외국기업은 MOU만 맺은 상태로 사업 포기 가능성도 있어 최종 투자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라 목표인 50억 달러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선8기 동안 도와 MOU 체결 후 투자를 철회한 기업은 3곳이다. 외국기업이 MOU 체결 이후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급변하는 산업생태계 때문인데, 불과 몇 년 전에도 이차전지 산업이 침체되면서 외국기업이 새로운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철회하는 경우도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사업을 포기한 외국기업의 투자 예정금액까지 민선8기의 외자 유치 실적으로 잡혀있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MOU라는 게 사실 구속력 없는 약속이다보니 투자예정 신고금액을 기준으로 성과를 알리고 있다"며 "실제 투자 금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도가 외투기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충남에 유치될 때 고용 등 파생되는 효과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의 설명과는 다르게 고용인원은 앞선 도정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민선6기엔 3262명의 고용인원을, 민선7기엔 5619명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지만 현재까지 민선8기 고용(예정)인원은 2266명으로 민선6기, 7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도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공장이 현대화할 때 기존에 운영하던 인원을 그대로 승계하고 있어 고용을 계속하라고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용을 강조하고 싶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하이테크 외국기업이 오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자 유지 성과 확대 발표의 가장 큰 문제는 김태흠 지사가 그동안 쌓아온 성과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1년 여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도정운영 실태는 충남 미래 100년을 위해 뛰어온 김 지사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투명한 정보공개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노력을 해야하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충남도가 민선7기와 비교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고 공언했던 만큼, 성과 확대 발표는 큰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확실한 성과 발표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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