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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정 이학박사 |
한 친구가 얼음을 잔뜩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입에 달고 다니길래 처음에는 단순히 커피를 좋아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나중에 다른 한 친구가 귀띔해주기를 다이어트 중이라고 하더군요. 종일 '아아'를 달고 다녔던 친구는 대화 도중 최근 수 개월간 잠을 푹 잔적이 없다고 했었고 우울증도 있으며 변비와 탈모가 심해졌다고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필자가 바라본 친구의 모습은 겉으로 보더라도 살집도 근력도 없을뿐더러 피부의 탄력이나 광택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기력조차 쇠진해 보였습니다. 본인만 모르고 있는 이러한 심각한 문제점들은 실제로 양질의 음식 섭취를 통한 영양분이 규칙적으로 몸속에 전달되지 못함으로 생겨난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지요. 요즘 현대인들은 마치 다이어트와의 전쟁을 선포한 듯합니다. 전에는 주로 젊은 여성들이 단순히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극복을 목적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했다면, 코로나 팬데믹을 지내면서 만남과 외출이 제한되어 활동량이 줄고, 전염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감이 불러온 억눌린 스트레스를 문 앞까지 배달되는 음식으로 해소하면서 그야말로 '확찐자'가 확 넘쳐났던 시점을 터닝 포인트로 전 세계는 어느새 건강과 운동 그리고 다이어트 열풍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엔 정말 별의별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들이 넘쳐납니다. '이번만큼은 꼭 성공하리라!'는 염원을 담아 매일같이 쏟아지는 다이어트 제품 광고에 홀려 어느새 또다시 구매 버튼을 누르고 맙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한참 더 성장해야 할 사춘기 청소년들이 연예인처럼 깡마른 몸을 닮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도하면서 거식증과 폭식증을 넘나들며 정신과적 치료가 같이 병행되어야 하는 '섭식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좌식 생활습관으로 인한 기초대사량 감소와 고열량 식단의 증가로 체지방이 늘었습니다. 이는 콜레스테롤이나 혈당 문제로 이어져 성인병까지 노출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다이어트에 동참하는 것을 어쩌면 이 시대에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은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법의 다이어트를 하시나요? 더 이상의 이상한 다이어트는 제발 멈추고 이제는 진정한 다이어트의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당장 머릿속에 다이어트와 가장 밀접한 단어 하나만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아마도 '음식'이겠지요. 우리가 잘못 받아들인 다이어트(diet)의 진정한 뜻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기 위해 안 먹거나 덜 먹는 것이 아닌,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제한된 식사를 넘어 엄선된 음식을 우리 몸 안에 넣어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건강해지기 위한 '식이요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가 먹는 음식은 곧 우리의 건강상태를 대변합니다.
음식을 소화하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장(腸) 건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며 장(腸)은 단순한 소화 기관이 아니라 면역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기관입니다. 결국, 장내에서 벌어지는 유익균과 유해균 간의 머릿수 싸움이 관건입니다.
우리가 먹는 양질의 음식은 유익균을 만들어 소화가 잘되고 체중 관리가 잘되도록 돕는 반면, 가공식품과 설탕 등은 유해균을 만들어 복부팽만감, 변비를 일으키고 염증 증가로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해 식욕 조절에 실패하게 되고 영양 흡수 장애를 불러와 피로도는 높이고 근육량은 줄어 기초 대사 기능이 떨어짐으로써 오히려 체지방과 내장지방을 축적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체중 감소와 칼로리 줄이기에 급급한 요요를 부르는 잘못된 다이어트를 하기보다는 소화기 건강과 면역력 등 전반적인 건강을 함께 고려하는 장 건강이 올바른 다이어트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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