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아미미술관, 하트에서 비롯된 사랑의 서사 전시

  • 전국
  • 당진시

당진아미미술관, 하트에서 비롯된 사랑의 서사 전시

Ami Art Ami Heart 展 개최
사랑을 재점화하는 작은 불길이 되길 희망

  • 승인 2025-07-02 08:45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사본 -ASB685
윤종석 전시 모습


아미미술관(관장 박기호)은 당진의 폐교(구 유동초등학교)를 재생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다양한 기획전과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사립미술관이다.

봄의 겹벚꽃, 여름의 수국, 가을의 단풍 등 자연을 가꾸고 적극 활용해 계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명소이자 대표적인 생태미술관으로 자리잡았다.

아미미술관은 능선이 여인의 아름다운 눈썹을 닮은 아미산(蛾眉山)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시에 프랑스어로 친구(ami)라는 의미를 담아 '가깝고 친근한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또 오섬의 소금창고를 복원하고 지역 작가를 비롯한 우수한 예술가들을 발굴·조명함으로써 지역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수국 정원이 선사하는 싱그러운 풍광과 휴가철을 맞이해 방문하는 관람객을 위해 현대미술경향읽기展이 열리며 올해는 'Ami Art Ami Heart'라는 주제로 하트와 심장, 사랑에 관한 전시를 기획했다.

기원전 6세기 로마 화폐·페르시아 식기에서 처음 등장한 하트 도상(♥)은 식물을 본뜬 형태로 처음부터 사랑을 뜻하진 않았고 중세 유럽에 이르러서야 낭만적·종교적 사랑이 담긴 심장을 봉헌·숭배하면서 심장을 단순화한 하트가 사랑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이후 하트는 'I♥NY' 로고·팝아트·쥬얼리·초콜릿·이모티콘 등 대중문화에서 사랑의 시각 언어로 범용되고 있다.

하지만 간결한 형태에 담긴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고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인식한 심장과 사랑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는 사랑을 '심장에 침투하는 신성한 광기'로 보았고 동양에서는 사랑[愛] 안에 심장[心]이 포함돼 있다. 심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과 마음, 감정의 저장고로 여겨졌으며 하트가 이를 계승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바로 하트 즉 심장(heart)에서 비롯한 다양한 사랑에 주목하며 연인 간의 사랑은 물론 가족·친구·반려동물·사물·우상·자기 자신을 향한 감정까지 아우른다.

특히 말조심은 세상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자아를 마주함으로써 자기애와 회복을 모색한다.

이현정은 김치로 표현한 붉은 심장으로 개인의 고통을 시각화하고 타인과의 연대로 나아가는 치유의 힘을 보여준다.

윤종석은 일상 또는 역사적 사건들이 모티브가 된 사물들로 어머니와 영웅·롤 모델에 대한 서사를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한지민은 아버지와의 추억을 책에 담으며 사물과도 정서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드러냈고 이지수는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모호한 존재들로 사랑의 정체성에 질문하고 오지은은 유리잔과 강렬한 색채로 이별과 상실, 추억 역시 사랑의 또 다른 이름임을 제시한다.

현대 과학으로 사랑이 뇌의 작용임을 알게 되었지만 심장은 여전히 예술에서 사랑을 비유하며 상징성 역시 유효하고 증오와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서 하트가 유행하는 이유 역시 그러할 것이다.

하트(♥, heart)와 사랑을 말하는 이번 전시가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라는 오랜 진실을 되새기고 사랑을 재점화하는 작은 불길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는 10월 28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당진=박승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시흥시, 별빛 축제 ‘거북섬’ 점등식
  3. "아산으로 힐링 가을여행 오세요"
  4.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5.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1.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2.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3.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4. "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5. KAIST 대학원생 2명중 1명 "수입 부족 경험" 노동환경 실태조사

헤드라인 뉴스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대전과 세종, 충북을 급행철도로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가 민자적격성조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CTX의 조기 개통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황 의원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50번에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있고,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전국 접근성 개선에서 서울에서 1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접근 가능한 교..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시가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에 우뚝 섰다. 21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 대전총회'가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역적 영감에서 세계적 영향으로(From Local Inspirations to Global Influences)'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 20개국 80여 개 공연예술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지역이 품은 창의성과 상상력이 세계로 확산되는 길을 함께 모색했다. 첫 번째 세션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K-컬처'에서는 한국 문화예술이..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유성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원자력안전 교부세 신설이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좌절된 이후 올해 초 또다시 관련법이 제출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 나아가 144만 대전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인데 행정당국의 이슈파이팅 부족으로 현안 관철은 멀기만 해 보인다. 21일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유성을)이 대표발의 한 이른바 '원자력안전교부세법'(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 7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현재 위원회 차원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