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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의 대전과 세종 정착을 돕는 하나센터가 대전 동구 판암동에서 운영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15일 대전시와 대전세종하나센터에 따르면 대전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은 580여 명으로 2011년 450명에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남한에 정착한 전체 북한이탈주민이 2만 5000여 명에서 3만 2000여 명으로 증가했는데, 65%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정착하고 대전에서는 1.8% 남짓 정착한 셈이다. 농업과 산업단지에 일자리가 있는 충남에 1700여 명, 충북 1400여 명이 각각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지역에 정착한 북한 이탈주민 중 70~80%는 여성이고, 대부분 중국을 경유해 남한 사회에 구성원이 되고 있다.
대전시와 5개 자치구에서는 임대주택을 안내하고 지역적응센터인 대전세종하나센터를 통해 남한 사회 정착에 필요한 일상생활 교육과 지역사회 이해, 진로탐색, 정신건강 예방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은 국가위임사무로 여길뿐 지자체에서는 재정지원을 가장 적은 규모로 축소해 유지하고 있다. 대전시의 2025년도 예산서에 북한이탈주민지원 예산은 4097만 원뿐으로 2011년 450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한 구청의 예산서를 보더라도, 국비 2020만 원을 북한이탈주민지역협의회 회의 참석자 수당과 사무용품 구입 비용으로 전부 소진하고 행사성에 그치고 자체 예산은 없다. 또 대전시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조례를 제정해 북한이탈주민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취업 및 직업교육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나, 지역 내 이탈주민 생활실태에 대한 조사나 전문 연구가 부재한 상태다. 때문에 지역의 북한이탈주민은 생계도 어렵거니와 일자리를 개인 혼자서 구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자신이 선택한 정착지 대전을 떠나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재이주하는 실정이라는 게 설명이다.
중도일보와 만난 한 탈북이주민은 "남한 사회에 구성원이 되어 처음 정착할 곳을 정할 때 대전을 선택해 이곳에서 시작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 문제로 다시 이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라며 "대전에 많을 때는 800명에 육박했는데 지금부터라도 많은 관심을 갖고 이웃으로 받아들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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