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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모습. |
29일 시에 따르면 최근 A아파트 관리사무소 명의로 '길고양이 급식소 수거 협조 공문'이 단지 곳곳에 게시됐다.
이후 일부 급식소가 철거되며, 입주민 간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무단 설치와 위생 문제를 철거 사유로 내세웠지만, 급식소를 자발적으로 운영해온 입주민들은 "수년간 위생적으로 관리되 온 일부 급식소까지 사전 협의 없이 철거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급식소 운영 주민들은 시청 반려동물산업팀과 민간 동물보호단체 '충주 함께하는 길고양이(함길고)'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안은 입주자대표회의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이후 입주자대표, 동대표, 캣맘, 동물보호단체, 시 반려동물산업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시는 중립적 조율자로서 각 입장을 청취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함길고'와 함께 위생관리 기준과 공존 방안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공동주택 내에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과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갈등보다는 협의를 통한 조율이 바람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협의 결과, 일부 급식소는 단지 내 일정 구역에 한해 재설치하기로 결정됐다.
아울러 사료 용기 청결 유지, 조류 접근 방지용 비닐막 설치, 정기적인 모니터링 체계 마련 등 위생 및 환경기준을 강화한 관리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주민 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단지 내에는 '길고양이 공존 안내문'도 게시돼 있다.
'충주 함께하는 길고양이' 관계자는 "길고양이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기준을 세우고 대화하면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이번 사례가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생명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이번 사례는 주민들이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갈등을 대화로 풀어낸 긍정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시는 민·관 협력을 통해 지역 곳곳에 대화와 조율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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