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달라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닮아 있다. 키르기스스탄과 한국, 두 나라의 아이들이 자라며 함께 부르고 즐겼던 놀이와 동요는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도 비슷한 정서를 공유한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기억은 국경을 넘어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몸으로 통하던 놀이-웃고, 뛰고, 함께 자라다=한국 아이들의 대표적인 전통 놀이라면 단연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숨바꼭질'이다. 단순한 도구와 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든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이러한 놀이는 세대를 거쳐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한편, 키르기즈 아이들도 '줄뛰기(Резина секирүү)', '공 돌리기(Топ тебүү)', '늑대와 양(Карышкыр менен кой)' 같은 놀이를 즐기며 자랐다. 놀이라는 언어는 국적도 언어도 초월해 서로를 이해하고 어울리게 해준다.
대전시에 거주하는 키르기스 출신 아이자다 씨는 "처음엔 낯설었지만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며 친구가 생겼다"며 "시대가 달라도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란다"고 말했다.
▲동요는 마음의 언어-두 나라 아이들의 노래=동요 또한 두 나라 아이들의 정서를 잇는다. 한국의 '곰 세 마리', '산토끼', 키르기즈스탄의 'Жашоонун жыргалы(삶의 기쁨)', 'Алтын бала(황금 같은 아이)'와 같은 동요는 각각의 문화를 반영하며 아이들의 감성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가족센터 등에서는 키르기즈 동요를 함께 배우고 부르는 프로그램도 마련되고 있다. 노래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한국에 결혼이주한 지 10년이 된 키르기즈 출신의 아슬 씨는, "아이는 집에서는 키르기즈어로, 유치원에서는 한국어로 노래를 부른다"며 두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혀가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추억은 다르면서도 같았다=한국의 '딱지치기'와 키르기즈의 '뼈 던지기(Чүко чертмей)'는 이름은 달라도 경쟁과 협동, 그리고 우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두 나라 모두 최근 스마트폰과 게임이 보편화되며 전통 놀이와 동요를 접하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지만, 일부 어린이 도서관과 다문화 행사에서는 이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놀이 대회, 다국어 율동 수업, 동요 경연대회 등이 그 예다. 놀이와 동요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는 달라도 문화와 마음을 잇는 다리이며, 아이들을 하나로 만드는 언어다.
카스모바굴나즈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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