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다시 학교로 돌아간다-한국과 러시아 초등학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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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다시 학교로 돌아간다-한국과 러시아 초등학교 사이의 차이

  • 승인 2025-08-13 15:03
  • 신문게재 2025-08-14 9면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3-1. 마리나 학교수업사진
마리나 씨의 수업 모습.
올해 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러시아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저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학생이 아닌, '마리나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학교 문을 통과했습니다.

요즘 한국에는 외국인이 점점 많아지면서, 학교에서도 외국 국적의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을 따라 한국으로 이주한 학생들은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러시아 출신의 초등학생을 돕기 위해 봄 학기 동안 한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통역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초등학교에 직접 다녀보니 러시아와는 다른 점이 꽤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저 눈에 띈 차이점은 학교 구조입니다. 한국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각기 다른 건물과 시설을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는 초·중·고등학교가 같은 건물 안에 통합돼 있습니다. 학교에 따라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이 다른 층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 공간을 공유합니다.

또한, 러시아 초등학교의 한 반 정원은 보통 30~35명으로, 한국보다 많은 편입니다. 수업 운영 방식도 다른데, 대부분의 러시아 초등학교는 2교대 수업을 실시합니다. 예를 들어 1·3학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2·4학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수업을 듣습니다.



두 번째로 놀랐던 점은 교복 문화입니다. 한국의 초등학생은 교복 없이 자유로운 복장으로 등교합니다. 운동복 차림으로 등교하는 것도 흔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정반대입니다. 초등학생은 반드시 교복을 착용해야 하며, 운동복을 입고 오면 수업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반면 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에 따라 교복 착용이 의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학교의 생활 지도 방식도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쉬는 시간에 소란을 피우면 반성문을 쓰는 일이 있습니다. 특히 제가 일했던 학교에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반성문을 '명신보감'이라고 부르며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명신보감 한 장 써야겠다"는 말은 곧 '반성문을 써야 한다'는 뜻이었죠.

반면 러시아 학교에서는 이러한 형식적인 반성문 문화가 없습니다. 규칙을 어긴 학생에게는 교실 밖으로 나가 있으라고 하거나, 경우에 따라 학부모에게 연락해 직접 학교로 불러 문제를 논의하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러시아는 학생에 대한 생활 지도가 더 직접적이고 엄격한 편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아무리 많아도 공통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국 학생이든 러시아 학생이든, 수업 중 쉬는 시간을 기다리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어하는 마음, 그리고 여름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은 국경을 넘는 공통된 풍경입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한국과 러시아 교육 문화의 차이를 몸소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의 가교가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번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옐로비코바 마리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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