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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소금 토마토 사탕' |
필자는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결혼 이민을 온 지 28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 첫 경험 중 하나는 한국에서 설탕에 버무린 토마토를 처음 맛보았을 때의 충격입니다. 당시 필자는 후식으로 나온 잘게 썬 토마토에 설탕이 뿌려진 것을 보고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토마토에 맛소금을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토마토는 소금과 함께 먹는 것이 당연했던 필자에게 설탕 토마토는 낯설고 충격적인 조합이었습니다. 망설이고 있는 필자에게 후식을 준비해 준 분이 "옛날에 우리 엄마가 자주 해줬어요. 토마토에서 나온 물에 설탕과 씨가 어우러져서 정말 맛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한 입 먹었는데, 그 예상 밖의 단맛과 신선한 조합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 경험은 마치 콩국수에 소금파와 설탕파가 나뉘는 것처럼, 토마토도 소금파와 설탕파로 나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수박을 먹는 방식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다릅니다. 일본에서는 수박에 맛소금을 살짝 뿌려 먹는 문화가 있습니다. 단맛이 약한 수박도 소금을 더하면 단맛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토마토에 소금을 넣어 만든 사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한국의 백화점에서 이 사탕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구매해 먹어보았지만, 솔직히 예전만큼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토마토에는 설탕이 익숙해진, '한국 입맛'이 된 것입니다. 반면 SNS에서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이 토마토 소금 사탕을 맛있다고 소개하는 글들이 종종 보입니다. 설탕 토마토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소금맛 토마토 사탕을 좋아하는 모습은, 양국의 식문화가 세대를 넘어 다양하게 소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작은 과일 한 조각을 먹는 방식에도 이렇게 문화적 차이가 숨어 있습니다. 같은 과일이라도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먹느냐에 따라 그 맛은 달라집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나의 과거와 현재가 식탁 위에서 이어지는 이 경험은, 이민자의 일상 속에서 소중한 문화의 교차점을 만들어 줍니다.
까사이유끼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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