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는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와 해마다 군문화축제를 개최하는 저력 있는 도시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국제오픈태권도대회는 30개국 2500명이 참석했으나, 국제대회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직위는 "과도한 해석과 추측"이라 하지만,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국제태권도대회가 어느 도시에서 개최되더라도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
문제로 대두된 것은 이틀간의 심판 교육으로 인한 경기 지연, 비공인 장비 사용, 랭킹 포인트(50점)가 필요한 선수들의 일정 강행, 지역 언론 외면으로 인한 대회 붐 조성 실패 등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 현수막 몇 장 걸고 대회를 치른다고 생각한다면, 국제대회의 격을 높일 수 없으며 다음 대회에도 지속적인 파열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는 반드시 선수 중심으로 치러져야 한다. 계룡시 또한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시 브리핑룸에 언론사 초대장 한 장도 없었으며, SNS를 통한 홍보도 전혀 없어 시민들의 알 권리를 막았다는 지적이다.
세계군문화엑스포를 개최한 저력 있는 도시가 숙박비를 12만 원이나 받는 횡포로 인해 선수들이 논산이나 대전으로 나가면서, 지역에는 별다른 경제 효과가 없었다니 혀를 찰 노릇이다. 개막식에서는 사회단체나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를 볼 수 없었으며, 계룡시를 대표하는 특산품 전시나 체험 부스도 설치되지 않았다. 참가자가 경기를 마친 후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없었고, 지역경제 활성화나 국방도시 위상을 제고하는 전략은 생각조차 없었다.
'예산만 주면 된다'는 식으로 일관한다면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최·주관사가 홍보 예산을 1억 원 가까이 쓰면서 유튜브 생중계만 진행하고, 시장 인터뷰 한마디도 담지 않았다고 하니 무슨 배짱인지 알 수 없다. 정말 계룡시를 우습게 본 것은 아닐까?
2억 95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제오픈태권도대회가 무성한 억측 속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없이 끝났다면, 정말 아까운 예산일 것이다.
혹시 선수를 무시하고 시민을 배제하며 언론이 무관심한 행사였다면, 다시 한번 깊은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계룡=고영준 기자 koco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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