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수술 부위가 아픈 신경통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수술 부위가 아픈 신경통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승인 2025-08-21 16:42
  • 신문게재 2025-08-22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마취통증의학과 이원형 교수(반명함)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수술해서 병은 다 나았는데, 피부 절개한 부위가 쑤시고 아파요." 60대 환자가 폐암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위해 갈비뼈 사이를 절개하고 갈비뼈를 벌려 수술 시야를 확보한 후 안전하게 병변 부위를 잘라내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수술 후 일정 기간 항암치료를 받았고 더는 병이 진행되지 않아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수술 부위가 욱신욱신하게 아프고 옷이라도 스치면 쩌릿했다. 혹여 암이 재발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CT, 조영술 등의 검사도 받아봤지만, 재발은 아니란다.

# 30대 환자가 자전거 사고로 발뼈가 골절되어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무사히 잘되었고 수술 후 영상 검사상으로 골절된 뼈가 서로 잘 붙은 것도 확인되었다. 운동치료와 재활치료를 병행하며 걷기도 잘 걷고 있었는데, 비가 오는 날이나 추운 날이 되면 발뒤꿈치가 아리고 걸을 때마다 통증이 뒤따랐다. 또 수술을 위해 절개한 발의 흉터 부분이 쩌릿하면서 걸음까지 방해했다. 집도의에게 물었지만 수술한 부위의 뼈는 잘 붙었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통증이 온다는 말인가?

예시의 두 환자는 공통으로 수술 후 수술 부위의 지속적인 불편감과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본인을 집도의라고 가정해보자. 환자의 수술은 예상한 대로 잘 진행되어 회복도 됐고, 영상 검사나 다른 검사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환자가 수술 후에 계속 아프다고 하니, 상당히 당황스러울 것이다. 혹시 수술 전 진단이 잘못된 것인지 검토해 보아도 문제가 될 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경우라면 더욱 그럴 테다.

자동차 사고를 당하거나 상해로 인해 수술한 경우라면 2차적 합의금 도출을 위한 꾀병이라고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로 그러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꾀병을 부려야 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수술 후 수술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은 명쾌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 '수술 후 신경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리 몸의 모든 장기가 상호 협력해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일종의 교통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런 기능을 하는 곳이 바로 '신경계'다. 신경계는 굵은 것부터 매우 가느다란 것까지 굵기가 다양한 신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의 모든 신체에 분포한다. 디스크 증상이 있을 때 흔히 이야기하는 좌골신경은 매우 굵은 신경이며, 피부를 만질 때 느끼는 감각은 아주 미세한 신경을 통해 느끼게 된다. 이렇게 미세한 신경은 현미경과 특수 염색을 통해서만 구분할 수 있으며, 육안으로는 전혀 확인할 수 없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한 신경이라 하더라도 일련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신경계 내에서 항시 서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두 환자의 예에서처럼 폐암과 골절 수술을 시행할 때는 수술을 위해 피부절개는 물론 여러 조직을 해치고 인체의 내부로 접근을 해야 하는데, 이때 당연히 피부와 여러 조직에 분포하는 미세한 신경들이 손상을 받게 된다. 눈에 보이는 굵은 신경은 수술하면서 가능한 손상이 없이 피해갈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신경은 그럴 수가 없다.

수술 시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신경이 불가분 손상을 받게 되고, 이것이 원인 되어 수술 후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굵은 신경이 손상됐을 경우에 발생하는 신경통의 빈도보다 통증이 유발되는 확률은 훨씬 낮지만,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만성통증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통증의 악순환고리에 의해 점차 몸의 다른 부위로 통증이 퍼져 나간다. 수술 후 신경통도 발생 가능성은 낮다 하더라도 일단 증상이 있으면 신경블록과 약물을 복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에 임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지역 9개 대학 한자리에… 대전 유학생한마음대회 개최
  2.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3.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4. [건강]대전충남 암 사망자 3위 '대장암' 침묵의 발병 예방하려면…
  5. 태권도 무덕관 창립 80주년 기념식
  1. [편집국에서]배제의 공간과 텅빈 객석으로 포위된 세월호
  2. 대청호 녹조 가을철 더 매섭다…기상이변 직접 영향권 분석
  3. [대입+] 2026 수능도 ‘미적분·언어와 매체’ 유리… 5년째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
  4.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5. [홍석환의 3분 경영] 친구의 빈소에서

헤드라인 뉴스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선박이 '마도4호선'이 600여 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태안 마도 해역에 마도4호선의 선체 인양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마도4호선은 10년 전인 2015년 처음 발견됐으나 보존 처리를 위해 다시 바닷속에 매몰했다가 10년 만에 인양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선박은 15세기 초에 제작된 조운선(세곡 운반선)으로, 전라도 나주에서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이장우 대전시장은 10일 주재한 주간업무회의에서 한화 불꽃축제 개최의 안전대책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확대, 예산 효율화 등을 지시했다. 이 시장은 대전시 한화 불꽃축제 개최와 관련해 "축제 방문자 예측을 보다 넉넉히 잡아 대비해야 한다"며 "예측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 안전과 교통에 있어 대책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구단은 30일 한화이글스 창단 40주년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념해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및 엑스포다리 일원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한다. 불꽃놀이와 드론쇼 등 대규모 불꽃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시장은..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8일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주최한 2025년 제9회 대전 유학생 한마음 대회를 방문했다. 대전 서구 KT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마주한 건 엄청난 활기였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투호 등의 한국 전통 놀이를 850명 가까운 유학생들이 모여 열중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 그리고 땀과 흥분으로 데워진 공기에 늦가을의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후끈 달아오른 공기는 식을 틈이 없었다. 이어진 단체 경기, 그중에서도 장애물 이어달리기는 말 그대로 국제 올림픽의 현장이었다. 호루라기가 울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