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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만 대전시 트램시스템과장 |
수소트램은 기존 지하철과 비교해 건설비용이 적고 시민 접근성과 편의성이 뛰어나며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기존 교통체계와 도시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 따라서 초기 계획부터 향후 운영까지를 내다본 정확한 계획, 사업관리에서의 철저한 시험과 검증이 어떤 교통수단보다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과거부터 이러한 기술 복합적 특수 사업을 전문적으로 계획, 관리하던 엔지니어링 활동이 존재하는데 이를 국제적으로 '시스템엔지니어링(System Engineering)'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낯선 엔지니어링 활동의 정의는 "현실세계 시스템의 하향식 통합, 개발, 운영을 통해 해당 시스템의 전범위 요구사항을 최적에 가깝게 충족시키는 반복적 프로세스"라고 국제표준에서 밝히고 있지만 "통합", "최적", "충족"이라는 단어 등에서 어렵게 개념을 추측할 뿐 우리 일반인의 뇌리에는 의미가 와닿지 않는다.
이렇듯 개념조차 벅찬 이 시스템엔지니어링 활동의 기원은 20세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 영국의 방공 시스템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후 아폴로 11호 달착륙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전해지는 이 엔지니어링 분야의 발전은 1980년대 후반 국제시스템엔지니어링협회 구성을 마치고 21세기 시스템엔지니어링의 ISO 국제표준을 발행하는 등의 공식화와 진보의 과정을 거쳐왔음은 물론 국내에서도 이미 2000년대 초부터 한국 협회가 활동하며 국내 철도와 국방산업 등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고 하니 우리만 몰랐던 나름의 유구한 역사와 체계에 놀랄 따름이다.
이렇게 거창하고 어려운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현재 우리 대전시에도 머무르고 있다. 이탈리아의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인 '리
나컨설팅'에 소속된 기술자들이 그들이다. 포루투칼, 튀르키예, 이스라엘 등 유럽과 아시아의 트램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그들은 이미 국내에서도 인천2호선과 부산김해경전철 건설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들과 함께 수십 년 우리시 지하철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대전교통공사가 주축이 된 국내 기술진들이 올 초부터 노력 중이다.
현재 우리시는 30년 가까이 대전 2호선에 바라온 대전 시민의 기대와 함께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대한 시대적 소명을 앞세운 시의 의지가 더해져 어디에도 없던 단일 최장 노선(38.8km)의 순환선 구축과 첨단 "수소전기트램"의 완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차량, 신호, 궤도 어느 한 부분이 잘해서 성공할 수 없고 반대로 수소, 검수, 통신, 전기 등 다른 한 부분이 미흡해도 시스템은 절대 완성될 수 없다.
이러한 막중한 과제 해결을 위해 시는 올 초 이들과 계약을 마쳤다. 트램을 운행할 2029년까지 성능통합, 인터페이스, 안전성, 운전·운영, 환경영향, 시운전 등 11개 전문 엔지니어링 공정을 수행하며 운행성능 100% 만족과 99% 이상 성능 보증을 목표로 나아갈 것이다. 또한 이들은 사전 정확한 예측과 철저한 계획으로 사업 내내 시험과 검증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수소트램시스템을 완성해 나갈 것이다. 우리시는 지금 150만 시민의 기대를 안고 대전 대중교통을 책임지며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첨단 교통수단 건설을 위한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했다. 이 여정에 지역과 전국을 대표하는 수십 여 시공사와 감리단,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하는 제작사, 이들과 함께 시스템적 사고와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세계적인 시스템엔지니어링팀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의 능력과 노력, 수십 년 2호선 건설을 위한 우리시의 열망이 하나가 되어 맞이할 2028년 말 우리 대전시 대중교통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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