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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청사 전경. |
중도일보는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시리즈를 통해 이 사태가 남긴 과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세 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中 원칙 없는 公기관 빼가기…멍드는 지역사회
공공기관의 대전 등 지역 이탈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역대 정권마다 이런 일이 수차례 반복돼 오면서 지역 민심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한 번 빠져나간 기능은 쉽게 되돌리기 어렵고, 인구와 경제력 유출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국정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본원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자 지역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대전시는 지난 2020년 혁신도시 지정 이후에도 지역 내에 소재한 정부·공공기관을 다른 지역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기관 이전 과정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추진되면서 '원칙 없는 이전'이라는 비판이 커졌다.
실제 대덕특구 한국전력기술 원자로설계개발본부(이하 원설본부)가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해 말 김천으로 이전할 때도 당위성 부족 논란이 있었다. 수도권이 아닌 대전 소재 기관을 굳이 이전할 필요가 없었지만, 정치권 압박 속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때 이뤄진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에서 세종으로 옮긴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지역 사회와 정치권은 "정부는 2005년 계획에서 정부대전청사와 비수도권 기관을 세종 이전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확히 했다"며 "약속을 뒤집을 합당한 이유가 없다. 중기부 세종 이전 시도는 국가균형발전에 혼란만 부른다"고 꼬집은 바 있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취지와 동떨어진, 비수도권 이동을 반복하며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 식 행태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홍역을 치른 해양수산부 부산이전 이다. 부산행을 두고 정부가 국가균형발전뿐 아니라 국민적 공감을 위한 사회적 합의 절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해수부 부산이전은 종시 출범 이후 정부 부처의 첫 이전이란 점에서 행정수도 완성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금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 현재 한국농어촌공사 안전진단본부와 설비진단본부도 세종 이전을 준비 중이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경북 경주 감포읍에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이전설은 지역 사회에 다시 긴장감을 주고 있다.
본원이 임대 건물이고 전산실·사무동 분리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지만, 지역에서는 시설 문제를 '이전 명분'으로 삼는 것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대체 부지를 검토하고 구조 개선과 장비 교체 등 지역 기반의 해법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정당국과 지역 정치권 역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탈을 막을 수 없다'는 무기력에서 벗어나, 기관이 대전에 있어야 하는 당위성과 전략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지역 정치 인사는 "기관 이전 발표 이후 늑장 대응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문제를 잡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기관 이전은 단순히 건물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관련 인력과 재정, 협력망까지 함께 이동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정부가 명확한 기준과 결단을 내릴 때"라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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