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덕]생활속 쓰레기를 신재생 에너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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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생활속 쓰레기를 신재생 에너지로

[사이언스칼럼]박상덕 한전 전력연구원장

  • 승인 2008-01-14 00:00
  • 신문게재 2008-01-15 21면
  • 박상덕 한전 전력연구원장박상덕 한전 전력연구원장
▲ 박상덕 한전 전력연구원장
▲ 박상덕 한전 전력연구원장
2년 전 일본 나고야에서 환경을 주제로 한 아이찌 박람회를 관람한 적이 있다. 박람회가 끝나면 돌 하나 나무 한 그루 까지도 원상 복귀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박람회였기에 배울만한 것이 많았다.

박람회장 구조물 제작에 시멘트보다는 나무를 주로 활용함으로써 박람회 후 재활용할 수 있게 했으며, 이곳에서 발생되는 음식 쓰레기 전량을 발효시켜 연료전지에서 에너지로 변환해 사용했다. 또한 박람회장의 에너지는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 공급했으며,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2차전지와 연계해 전체 출력을 제어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우리가 무심히 버리는 페트병 하나가 열분해 과정을 거치면 가정용 전구를 20분 이상 밝힐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는 실험이었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적절히 처리하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일반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좋은 실험이었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발리 로드맵이 지난해 말 채택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9위권이고 아직 경제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온실가스를 5년 동안 평균 5%씩 감축할 경우 국민총생산이 0.5%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국가적으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우리나라는 이미 국가 및 산업 차원에서 준비를 해 오고 있었다.

특히 국내 온실가스배출의 24%를 점하고 있는 전력분야에서는 발전사업대책반을 구성했고, 정부와 3년간 1조원 이상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한다는 자발적 공급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빨리 확장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며,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저장하는 연구 등도 세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탄소거래를 위한 준비도 그 체계가 완성돼 일부 사업에서는 탄소크레딧을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 관련사업 중에는 풍력이나 태양광사업같이 일반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여지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사업에는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아이찌 박람회에서 보여준 폐기물에너지 자원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활성화돼 있다. 생활에서 발생되는 가연성 폐기물 중 에너지 함량이 높은 폐기물을 오일화, 성형고체연료화, 가스화 또는 소각에 의해 이를 다시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2005년 기준 생활쓰레기의 28%가 매립되고 있는데, 2011년에는 17%만이 매립되도록 하고 나머지를 재활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생활폐기물 소각장에서 판매한 전력과 열 공급액은 약6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전시도 대덕구 신일동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소각로 2기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증기(200℃)를 1일 760톤 가량 생산해 열병합발전소에 판매함으로써, 연간 26억원의 수입을 거두고 있다.

이를 순수 에너지비용 측면으로 계산하면 연간 98억원의 에너지 대체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렇듯 고유가 시대에 폐기물사업이 탄산가스 배출 저감과 새로운 에너지 생산 등 일석이조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사업에서 가장 필수적인 단계는 가연성 폐기물을 분리해 내는 것이며, 국민 모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분야다. 지자체별로 이미 수거시스템을 잘 장만해 놓았기에 우리의 적극적인 동참만이 필요할 뿐이다.

새로운 포부와 함께 시작한 2008년 무자년 새해도 벌써 15일이 지났다. 새해부터는 마음 청소도 말끔히 하는 한편, 분리수거의 생활화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 창출에 기여하는 데 온 국민의 힘이 모아지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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