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충남노동인권센터가 최근 1년 이상 장기 노사분쟁을 겪는 경남제약 등 도내 3개 사업장 근로자 93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등 4가지 증상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의 정신건강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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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 유병률'도 42%로 일반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4%)의 10배를 넘었으며 태풍 등 자연재해를 입은 지역주민과 소방관의 조사 수치 35%와 15%보다도 높았다.
특히 자살의 큰 원인인 `우울증 증상 유병률'은 조사대상 근로자의 42.4%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홍수피해(23.8%), 가정폭력(18.2%), 유류유출사고(17.6%) 등 다른 재해나 사고 경험자보다 월등히 높았다.
불안증상 역시 상태불안의 57.0%가 불안증상 척도 상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는데 이는 기혼여성의 가정폭력 경험과 유류유출 사고 직후 지역 주민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노사분쟁이 장기화되면 근로자들이 해고나 폭력 등 다양한 형태의 위협을 경험하면서 정신건강이 나빠지고 고위험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주관한 정우철(산업의학 전문의) 충남노동자 건강지기소장은 “정신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사측의 강압에 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지만 노사분쟁의 강도가 강하고 고용조건이 불안한 사업장일수록 근로자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했다”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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