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안전한 '그린라이트' 지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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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안전한 '그린라이트' 지키는 방법

  • 승인 2016-07-06 13:35
  • 신문게재 2016-07-07 23면
  • 황인택 을지대병원장황인택 을지대병원장
▲ 황인택 을지대병원장
▲ 황인택 을지대병원장
예전에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그린라이트로 이성간 호감도를 표현한 적이 있다.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이성에게 호감이 있을 경우 '그린라이트를 켰다'는 표현을 쓸 만큼 대중은 기분 좋은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초록색은 심리적 안정과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힐링의 색이다. 그렇다면 녹색신호의 원조인 도로 위 그린라이트는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빵빵빵~~빵빵~!”

초록불이 켜짐과 동시에 뒷 차의 경적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면 불쾌감이 불현 듯 떠오를 것이다. 또한 꽉 막혀 줄지어 선 차량 사이에 조금 더 빨리 가려고 끼어드는 얌체 운전자나, 끼어들기를 못하도록 속도를 똑같이 높이는 밉상 운전자를 보면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미간이 찌푸려진다. 이성간 그린라이트는 기분 좋게 만들지만, 도로 위 그린라이트는 우리의 마음을 급하게 만든다. 우리는 빨간 불을 보면 정지하지만, 노란 불과 초록 불을 보면 질주본능이 살아나는 듯하다.

몇 달 전 한국교통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전자 중 40%가 보복운전을 당해보았다고 한다. 보복운전을 하는 사람은 운전 빈도가 높을수록, 차량 가격이 비쌀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연간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성격이 급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그 비율이 높다고 한다. 정리해보면 성격 급하고 우월감을 가진 사람일수록 보복운전을 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보복운전의 주요 원인은 급격한 진로변경,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켜는 행위, 끼어들기, 서행운전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최근 블랙박스를 부착한 차량이 늘면서 보복운전 현장이 생생하게 담긴 영상을 TV 등에서 볼 기회가 많은데 볼 때 마다 정말이지 아찔한 생각이 든다.

사소한 이유로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보복운전을 너무도 쉽게 저지르는 사람들의 무모한 행동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야구장 표를 사거나 버스를 기다리느라 줄 서 있을 때 내 앞에 새치기 하는 사람이 있다면 보통 어떻게 할까? 물론 기분은 나쁠지언정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어도 새치기 한 사람, 더욱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흉기로 위협하진 않는다.

그러나 비슷한 이유로 차를 운전하면서 보복운전을 하는 행위는 차라는 흉기로 상대 차량 운전자는 물론 그 차에 동승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심지어 그 주변 차량의 생면부지의 승객들까지도 위협하는 행위와 같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이런 일을 쉽게 저지른다. 단순히 편리한 교통수단으로만 생각해 차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활동할 때 쉽게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처럼, 차라는 밀폐된 공간이 주는 익명성 때문에 본인이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도 '그린라이트'는 반가운 신호다. 그린라이트가 눈앞에 반짝일 때 호감이 있는 이성을 생각하는 것처럼 양보하고 다른 차량을 잠깐 배려해주는 건 어떨까?

갑작스런 차선 변경이나 다른 차량에게 실례했을 때 얼른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실례합니다' 등 많은 의미를 전하는 '깜박깜박' 신호를 보내주는 건 어떨까?

내가 먼저 도로 위 운전자 에티켓을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황인택 을지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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