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9월24일: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정치깡패’ 용팔이 검거

  • 중도자료실 (J Archive)
  • 오늘의역사

[오늘의 역사]9월24일: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정치깡패’ 용팔이 검거

  • 승인 2016-09-23 20:00
  • 김은주 기자김은주 기자
▲ 1987년 통일민주당 각목 사건의 용팔이 김용남/사진=ebs캡쳐
▲ 1987년 통일민주당 각목 사건의 용팔이 김용남/사진=ebs캡쳐

지난 정치사를 보면 민중의 허락을 받지 않은 권력과 그 힘에 기생하려던 조직폭력배의 커넥션은 부패한 정권 탄생을 만들었다.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 이후에는 대부분 자취를 감춘 일명 ‘정치깡패’는 50·60년대 정가를 화려하게 장식했었으며, 70년대와 80년대를 휘젓기도 했다.

이승만 정권은 1952년 부산 피란 시절 독재정권 기반을 굳히기 위해 발의된 발췌개헌안 처리를 위해서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 ‘반독재 호헌구국선언대회’에 난입한 폭도들이 기물을 부수고 폭력을 행사해 순식간에 대회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땃벌떼, 백골단 등 폭력단체를 동원해 개헌에 반대하는 야당을 핍박했다.

이승만은 이후로도 폭력의 달콤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김두한, 이정재, 임화수와 같은 주먹세계와의 인연을 이어갔으며 1960년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한 반공청년단을 만들어 부정선거에 동원시키기도 했다.

▲ 1987년 통일민주당 각목 사건/사진=ebs캡쳐
▲ 1987년 통일민주당 각목 사건/사진=ebs캡쳐

5.16군사쿠데타 이후 한 차례 정치깡패 소탕이 있었지만, 악의 뿌리는 쉽게 뽑히지 않았다. 1976년 ‘신민당 각목 난동 사건’은 서방파 두목인 김태촌이 야당인 신민당 비주류의 사주를 받고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던 서울시민회관에 난입해 주류파를 대회장에서 쫓아내는 어이없는 일도 있었다.

88올림픽을 앞둔 1987년에는 ‘용팔이 사건’이 정가를 시끄럽게 달궜다. 용팔이 사건은 조직폭력배 두목 김용남의 별명인 ‘용팔이’에서 유래했다.

민주와의 열기가 뜨겁던 당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때 야당으로 있던 신한민주당의 이민우 총재와 이철승 의원 등이 여당의 ‘내각제 개헌’을 지지한다고 하자, 이에 반발한 김영삼과 김대중 등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탈당해 통일민주당 창당을 추진하려 했다. 이에 김용남이 이끄는 폭력배들이 통일민주당 당사에 난입해 창당을 방해했다. 사건 직후 통일민주당은 정부의 정치공작으로 규정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으나, 내막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 했다.

사건 발생 그 이듬해인 1988년 올림픽의 열기가 가을 하늘을 뜨겁게 달구던 9월 24일 ‘오늘’ ‘용팔이’ 김용남이 검거됐고, 검찰은 신민당 이택희와 이택돈 의원이 지시했다는 짤막한 결론만을 내린 채 사건을 종결시켰다.

이 일은 결국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 돼서야 배후가 누구였는지 밝혀졌는데, 당시 강력한 야당 출현을 막기 위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안기부장 장세동이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싸움만 알던 내게, 한 국회의원이 찾아와 ‘김 동지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네’라고 했다. 변명 같지만, 그때는 애국심이었다.”

김용남은 자신의 행동에 반성하는 말을 남겼고 이후 기독교에 기의해 새 삶을 살아가고 있다. 주먹의 맛에 빠졌던 권력의 종말은 그리 좋지 않았다. 권력을 쥐려는 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시그널일 것이다.

김은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노인회서 견학갔다가 80대 실종 9일째…인력 600여명 투입 '희망을'
  2. '셔츠에 흰 운동화차림' 천태산 실종 열흘째 '위기감'…구조까지 시간이
  3. 노노갈등 논란에 항우연 1노조도 "우주항공청, 성과급 체계 개편 추진해야"
  4. ['충'분히 '남'다른 충남 직업계고] 홍성공업고, 산학 결합 실무중심 교육 '현장형 스마트 기술인' 양성
  5. 대전A고 학교운영위원장 교권침해? 24일 '교보위' 촉각
  1. 대전 중구, 국공립어린이집 위·수탁 협약식 개최
  2. 충청권 국립대·부속병원·시도교육청 23일 국정감사
  3. '충남 1호 영업사원' 김태흠 충남지사, 23일부터 일본 출장
  4.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
  5. 대전경찰청,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헤드라인 뉴스


국정자원 화재 배터리 30억원 사업 불법하청 정황 포착

국정자원 화재 배터리 30억원 사업 불법하청 정황 포착

대전경찰청이 화재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배터리 이전 작업 때 전기공사업법이 허용하지 않는 하청과 재하청 다단계 계약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했다. 불이 났을 당시 여러 개의 배터리팩이 연결된 랙 전원은 차단하지 않았고, 작업자와 공구에서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절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대전경찰에 따르면, 화재 발생 27일간 사고와 관련해 29명을 소환해 피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쳤다. 화재 당시 작업자부터 국정자원 실무자와 과·국장을 포함해 배터리 제조업체 관계도 이번 사고에 대해 조사됐다...

[2025 국감] 적자에 차입금 부담만 커져… 충남대병원 재정문제 도마 위
[2025 국감] 적자에 차입금 부담만 커져… 충남대병원 재정문제 도마 위

차입금 부담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충남대병원의 누적 적자액이 1300억 원이 넘고 재원 환자도 줄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23일 충북대에서 연 충남대·충북대·부속 병원 국정감사에서다. 이날 오전 피감기관 대표로 조강희 충남대병원장과 김원섭 충북대병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문정복(더불어민주당·경기 시흥갑) 의원은 "누적적자가 충남대병원은 1374억 원, 충북대병원은 1173억 원"이라며 "독립 재산제로 운영되는 국립대병원에서 차입금 상환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최근 3년간 두..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대전에 설립돼야"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대전에 설립돼야"

국가 우주항공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전담기관인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이 설립 예정인 가운데 대전시가 우주항공청을 방문해 유치전에 나섰다. 최성아 대전시 정무경제과학부시장은 22일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을 방문해 노경원 차장을 만나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대전 설립과 우주기술혁신 인재양성센터 인력양성사업 국비 지원 등을 건의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은 정책개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창업 및 해외 진출 지원 등 국가 우주항공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전담기관으로, 우주항공청이 9월 공청회를 통해 설립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