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칭찬 좀 하고 삽시다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칭찬 좀 하고 삽시다

  • 승인 2017-04-04 15:53
  • 신문게재 2017-04-05 22면
  •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근 우리 사회는 누군가를 비난하고 잘못을 따지는 일에 아주 익숙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마 전 일어난 현직 대통령 구속사건과 연이은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위한 유세를 겪으면서 느껴지는 생각이다.

각 당의 후보들은 서로 잘했다는 칭찬은 없고, 다른 후보에 대한 과거의 잘못에 대한 힐난과 남 탓, 부정적 상황 묘사만 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점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아파지고 불안해진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나 아닌 사람들이 일을 잘하고 있을 때는 대체로 무관심하다가 어떤 잘못된 일이 생겼을 때만 흥분하고 질책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을 ‘뒤통수치기 반응’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실수를 저지를 때 뒤통수를 치듯 반응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뒤통수를 맞은 사람은 화가 나고 불행하다고 느끼며 불안해져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진다.

우리 몸도 반응도 이와 비슷하다. 신체와 정신이 제대로 일을 하는 경우엔 내 몸 각각 부분의 기능이 아주 정상적이기 때문에 문제점도 관심도 없다. 하지만 위장, 간장, 폐, 또는 심장 등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흥분하며 질책을 하기 시작한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했어야 한다느니, 체중 조절을 미리 좀 하지, 그동안 도대체 왜 운동을 안한거지? 등등.

우리 신체의 기본적 기능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된다. 심장을 뛰게 하고, 숨을 쉬는 것, 항상 체온이 36.5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 식사를 하면 저절로 위와 장의 움직임과 소화액의 분비가 일어나 소화를 시키는 것, 혈압과 혈당이 조절되는 것, 잠을 자는 것, 침과 땀 같은 분비물들이 몸의 상황에 따라 분비되는 것 등은 모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구성돼 있는 자율 신경에 의한 것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몸온도를 36.5도에 맞추려고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또 온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체온을 유지하고자 땀이 분비된다. 기화열을 발산해 몸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자율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체 여러 기관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자율신경은 감정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 스트레스란 우리를 참 힘들게 한다.

나를 괴롭게 하는 상황, 사람, 일, 사건, 돈 등이 바로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이런 것들을 겪으면서 받는 마음의 상처로 내가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가면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여 질병으로 이어진다. 이 상태에서 회복하려면 자존심, 또는 나의 한계점을 더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들이 칭찬을 듣는 것, 성취감을 느끼는 것, 행복해 지는 것, 내 값어치를 높이는 것 등이다. 이들 중 칭찬은 서로 쉽게 할 수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며 매우 중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찬반으로 나뉜 상태로 서로 반목과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즉,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환경도 또한 국내외의 기업의 환경도 좋지 않다.

이에 따라 개인적으로는 실업의 증가, 정리해고, 기업합병 등에 따른 불안한 환경에 살고 있다. 어떤 한 방법으로 해결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생각된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수만은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3톤 정도의 무게를 가진 범고래를 훈련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범고래가 쇼를 멋지게 해냈을 때는 즉각적으로 칭찬하고, 실수를 했을 때는 질책하는 대신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며, 중간에 계속해서 격려하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인정을 받는 것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된 것이며, 이를 통해 동기부여가 되고 의욕이 상승한다.

이런 칭찬이 우리 사회를 안정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알다시피 우리는 실제로 가정과 직장의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긍정적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더더욱 지금 우리의 삶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 반응으로 둘러싸여 있다.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민족을 ‘흥’의 민족이라 한다. 신이 나면 해내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 민족이다. IMF의 혹독함과 외환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내오지 않았던가?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다면 칭찬은 아마도 사회적 혼란과 불안정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외쳐본다. ‘칭찬 좀 하고 삽시다.’

내일부터는 각 당의 후보들이 유세장에서 서로 다른 후보를 칭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인천 부평구, 주민 참여형 ‘별빛굴포 은하수길’ 개최
  3.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