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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각 당의 후보들은 서로 잘했다는 칭찬은 없고, 다른 후보에 대한 과거의 잘못에 대한 힐난과 남 탓, 부정적 상황 묘사만 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점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아파지고 불안해진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나 아닌 사람들이 일을 잘하고 있을 때는 대체로 무관심하다가 어떤 잘못된 일이 생겼을 때만 흥분하고 질책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을 ‘뒤통수치기 반응’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실수를 저지를 때 뒤통수를 치듯 반응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뒤통수를 맞은 사람은 화가 나고 불행하다고 느끼며 불안해져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진다.
우리 몸도 반응도 이와 비슷하다. 신체와 정신이 제대로 일을 하는 경우엔 내 몸 각각 부분의 기능이 아주 정상적이기 때문에 문제점도 관심도 없다. 하지만 위장, 간장, 폐, 또는 심장 등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흥분하며 질책을 하기 시작한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했어야 한다느니, 체중 조절을 미리 좀 하지, 그동안 도대체 왜 운동을 안한거지? 등등.
우리 신체의 기본적 기능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된다. 심장을 뛰게 하고, 숨을 쉬는 것, 항상 체온이 36.5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 식사를 하면 저절로 위와 장의 움직임과 소화액의 분비가 일어나 소화를 시키는 것, 혈압과 혈당이 조절되는 것, 잠을 자는 것, 침과 땀 같은 분비물들이 몸의 상황에 따라 분비되는 것 등은 모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구성돼 있는 자율 신경에 의한 것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몸온도를 36.5도에 맞추려고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또 온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체온을 유지하고자 땀이 분비된다. 기화열을 발산해 몸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자율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체 여러 기관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자율신경은 감정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 스트레스란 우리를 참 힘들게 한다.
나를 괴롭게 하는 상황, 사람, 일, 사건, 돈 등이 바로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이런 것들을 겪으면서 받는 마음의 상처로 내가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가면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여 질병으로 이어진다. 이 상태에서 회복하려면 자존심, 또는 나의 한계점을 더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들이 칭찬을 듣는 것, 성취감을 느끼는 것, 행복해 지는 것, 내 값어치를 높이는 것 등이다. 이들 중 칭찬은 서로 쉽게 할 수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며 매우 중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찬반으로 나뉜 상태로 서로 반목과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즉,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환경도 또한 국내외의 기업의 환경도 좋지 않다.
이에 따라 개인적으로는 실업의 증가, 정리해고, 기업합병 등에 따른 불안한 환경에 살고 있다. 어떤 한 방법으로 해결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생각된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수만은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3톤 정도의 무게를 가진 범고래를 훈련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범고래가 쇼를 멋지게 해냈을 때는 즉각적으로 칭찬하고, 실수를 했을 때는 질책하는 대신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며, 중간에 계속해서 격려하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인정을 받는 것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된 것이며, 이를 통해 동기부여가 되고 의욕이 상승한다.
이런 칭찬이 우리 사회를 안정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알다시피 우리는 실제로 가정과 직장의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긍정적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더더욱 지금 우리의 삶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 반응으로 둘러싸여 있다.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민족을 ‘흥’의 민족이라 한다. 신이 나면 해내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 민족이다. IMF의 혹독함과 외환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내오지 않았던가?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다면 칭찬은 아마도 사회적 혼란과 불안정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외쳐본다. ‘칭찬 좀 하고 삽시다.’
내일부터는 각 당의 후보들이 유세장에서 서로 다른 후보를 칭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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