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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령 시인 |
인연이 남긴 이별의 상흔(傷痕)
봄비처럼 따스하게 흐르던 냇가엔
가뭄에 쩍쩍 갈라져 속내를 드러낸 애증의 갈증만
애처로이 하나둘 고개 내민 그 길에
가을바람이 나뭇가지만 흔들어댄다
사랑의 열병으로 무르익어 터질듯한 붉은 열정
기다리다 지쳐 담을 넘는 감나무 외도
뿌연 안개 낀 산등성이에 맴도는 차가운 이름
파란 하늘에 시리게 쓰이며
한적한 들길 따라 운암사 올라가는 곳곳에
메아리로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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