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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접수한 중구 문화2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은 모자를 만나 건강상태부터 살폈다. 여성은 우울증에 공황장애 증상이 있었고 아들 역시 가정폭력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가 있는 상태였다. 맞춤형복지팀은 지원을 위해 이들 가구를 통합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한 후 전 남편과의 분리를 위해 LH임대아파트 신청을 하도록 돕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지난 7월 새 보금자리를 얻은 모자에 대한 지원은 끝나지 않았다.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에 동행해 파산 신청 절차를 밟도록 돕고 개인 후원자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업을 마쳐 아이에게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다는 여성이 내년 예지중고에 입학하고 수급자로 보장받을 수게도 했다. 아들은 통합사례관리사업비를 통해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맞춤형복지 정책이 시행 3년 차 맞춤형복지팀의 활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14년 초 서울 송파구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세 모녀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2015년부터 동(洞)별 맞춤형복지팀이 꾸려져 대상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과 사례관리사로 구성된 맞춤형복지팀은 직접 대상자를 발굴하기도 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사례를 접한 후 대상자를 지원한다. 현재 자치구별로 동구 168가구, 중구 257가구, 서구 372가구, 유성구 160가구, 대덕구 270가구가 맞춤형복지팀의 사례 관리를 받고 있다. 제도 시행 후 관리 종료가 된 대상까지 포함하면 자치구별 300~1000여 가구가 맞춤형복지팀의 도움을 받았다.
맞춤형복지 지원 사례는 적지 않게 전해진다. 지난달 서구 변동 맞춤형복지팀은 35년 전 주민등록이 말소된 50대 노숙인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회덕동 맞춤형주민센터는 기력이 없는 위기 상태 노인이 의료서비스를 받고 이후에도 안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상자의 사례를 각각 분석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는 제도는 그만큼 담당자의 손이 많이 가는 업무다. 사람을 상대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전한다. 한 자치구 맞춤형복지팀 담당자는 "대상자를 만나고 나면 퇴근 후에도 어떤 도움을 어떻게 줘야 할지 고민이 끝나지 않는다. 정신질환이나 알코올중독이 있는 대상자를 대할 땐 가끔 겁이 나기도 한다"며 "그래도 대상자가 잘 따라와 주고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 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맞춤형복지팀의 복지서비스가 사회 안전망 구축에 성과가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효율적인 인력 배치와 인력 충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전세종연구원 장창수 박사는 "행정기관과 민간이 협력해 통합사례관리체계로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그러나 주민센터의 맞춤형복지팀을 지원하는 시·구의 전담조직이 미흡하고 일부는 복지팀장에 사회복지 공무원이 아닌 일반행정직을 배치하며 전문성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또 "장기적으로 맞춤형 복지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사회복지 인력이 부족한데 향후 행정직 감소분에서 20~30% 정도를 일정한 수준까지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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